1
반달이 뜨는 하늘 이란 책을 빌려 읽다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써본다.
휴대폰이라 보기 힘들 거 같아서 미안

6
제목 들은 적이 있는데
라노베 였던가?

7
라노베인가
어떤 스토리인지 모르겠는데.

8
지금부터 약 10년전의 이야기.

1998년, 나는 고교 2년과 3년간의 봄방학에, 어느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특별히 중병은 아니고 단순한 난치성 궤양 치료를 위한 입원이었기 때문에
식사 제한이나 운동 제한도 있는 것이 아니고 꽤 자유로운 입원 생활을 보냈다.
평소 없던 여유가 생겨 반쯤 즐기기도 했다.

다만, 내가 다니고 있었던 고등학교가 학구 내 탑의 진학교였기 때문에 숙제의 양이 굉장해서
이 점만은 꽤나 고생해야 됐다.
밤에 공부가 더 잘되는 타입이지만 9시 소등이니까 병실에서는 오래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하의 자판기 코너를 자주 활용했다.
낮에는 매점과 식당이 근처에 인접하고 있는 일도 있어 활기가 느껴지는 있는 거기도, 밤이 되면
전기도 떨어져 자판기의 빛만 비춰 진다.
뭔가 몽환적인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공부에는 조금 어둡지만 거기가 좋다고 생각했다.

거기가 시작이었다.

11
밤 9시 정도에 내려 갔다가 11시정도 돌아온다.
그런 느낌으로 2, 3일 경과했을 때, 언제나 나의 10 m 정도 옆 의자에 앉아 음료를 마시거나 하면서 계속 앉아 있는 여자 아이가 있다는 걸 깨닫았다.
키는 상당히 작아서 140 cm 정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가하고 생각했다.
언제나 내가 공부를 시작하고 10분 정도 뒤에 와서, 내가 돌아갈 때도 거기에 있었다.
몇일이 지난 날, 어쩐지 신경이 쓰여 이야기를 걸어 보았다.
나「이봐」
여자 아이「?」
나「여기, 매일 오는 거야?」
여자 아이「병실에 있는 게 싫어서 가능한 한 여기에 있어.
     그렇지만 낮에는 나가지 못하게 하니까…. 너도 언제나 있지요」
나「여기 분위기가 마음에 드니까. 사실대로 말하자면 숙제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이지만」
여자 아이「공부, 잘 해?」
나「음? 아무튼… 일단 00고이고, 제법 윗 랭크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여자 아이「머리 좋은 거 같네.」
나「너는…중학생?」
여자 아이「그렇게 보여? 이렇게 작지만 나 지금 고2. 내년에는 3학년.」
나「……진짜냐 www 동갑이잖아 www」

확실히는 기억하진 않지만 대체로 이런 느낌이었다.
가장 놀란 건 역시 연령이었다.
어떻게 봐도 최대로 쳐서 중 3 정도였기 때문에.
그렇지만 어투나 분위기는 나보다 어른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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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부터 자연스럽게 내가 공부하고 있는 옆에는 그 아이가 앉는 형태의 구도가 되었다.
딱히 무언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옆에 있는 것 만으로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흔히 있는 이야기이지만 나는 어느사이엔가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로리콘이라는 건 아니다.

「어째서 입원하고 있어?」

가벼운 투로 물어 보았다.
대답은 매정했다.
「심장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사실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있는건지 어떤건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대답에 조금 동요했다.
(본문:정직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있는건지들 뭘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대답에 조금 동요했다.)(어색해서 수정해봄)
고등학교도 거의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살았다는 거 같다.

15
그녀의 병은 대동맥판 협착증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몇번이나 수술했지만, 또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 같다.
(그녀든지 여자 아이든지 까다롭기 때문에 지금부터 사쿠라로 가려고 생각한다)

사쿠라「이번은 죽을지도 몰라」

이것에는 꽤 동요했다.
그렇다고 할까 벌써 달관한 느낌의 말투 때문에, 슬퍼졌다.
그 때는 나는 너무나 미숙했기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쿠라「모레가 수술이니까.」

그렇게 말한 그녀는 드물게 먼저 돌아갔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층은 3층.
흉부 심장외과 병동.
왠지 그 날 밤 조금 울었다.

17
다음날은 하루종일 고민했다.
사쿠라가 없게 되는 것이 무서웠다.
단 2주간 정도 함께 있었을 뿐인데 이렇게도 좋아하게 된것일까
나는 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가
하고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날의 밤, 나는 사쿠라에게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다.
만일, 정말로 만분의 일로 사쿠라에게 큰일이 생기기 전에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나는 초조해 졌다.
결국 다음날의 아침에 3층에 갔다.
그렇지만 간호사에게 수술 직전이니까 만날 수 없다고 제지 당했다.
나는 간호사에게 받은 메모지로 편지를 썼다.
좋아한다, 는 내용을 가득 담아.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면 부끄럽기 때문에 꼼꼼하게 접었다.
그것을 건네달라고 부탁했다.

18
wktk(두근두근거리기시작했다)

19
그리고 몇일이나 혼자서 지하에서 보내야 했다.
숙제는 이미 예전에 끝나버려 아무것도 할 게 없었지만
이전의 사쿠라와 같이 음료 마시던 곳에 마냥 앉아 있었다.
결과는 무서워서 물어 볼 수 없었고,
물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렇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수술은 성공했다.
수술로부터 5일 정도 지나 휠체어에 타고 지하에 간호사와 같이 내려 왔을 때는 진짜 울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사쿠라가 억지를 부려 지하에 가는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편지만을 주고 돌아갔다.

21
그 편지 찾았더니 있었기 때문에 내용 써요.

「당신의 기분, 확실히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고백받았습니다(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모습(용모)이니까 꺼려지기도 했고 스스로(나로부터) 피했었던 것도 있어,
그런 것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수술이 무서워졌습니다.
처음으로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직 완고하게 살아 있습니다.
마취에서(으로) 깨었을 때는 정말로 기뻤어요.
그렇지만 나는 길게 살 수 없습니다.
내일 죽을지도 몰라요.
00군은 영리하니까 그거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만약
그래도 좋다면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부끄럽기 때문에 내가 또 지하에 가면 언제나 처럼 있어줘.」

22
편지 읽은 뒤 기뻐서 불찰이지만 마구 괴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

그 무렵부터 내 안에서 한 가지 생각이 구체화 되었다.
젊음의 무모라고 말해야할까,
「의사가 되자. 그래서 사쿠라의 병을 완치 시키자」
나는 정말 진지하게 나의 진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직 진로는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고 다행이도 나는 이과였다.
하지만 아무리 진학교 라고 해도, 여태까지 성실하게 공부하지 않았던 나에게
의학부는 뜬구름을 잡는 위치에 있었다.

26
다음날부터 맹렬한 기세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낮이나 밤에도
사쿠라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지하에 올 수 없었지만, 나는 퇴원할 때까지 지하에서 계속 공부했다.

시업식으로부터 10일 정도 지나 퇴원할 때에는
처음으로 사쿠라의 병실에 가, 문병하러 올 것을 약속했다.


학교의 수업도 성실하게 듣게 되었고, 제대로 예습 복습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5시간 공부하면서 노력했다.
토요일은 될 수 있는 한 사쿠라를 만나러 갔다.
그런 생활이 계속되었다.

23
>>1
확실히 읽고 있다! 힘내라!

>>23
고마워요

24
힘내라 로리콘!

>>24
로리콘은 아니다!! 절대
그리고 고마워요

29
아, 노력할 수 있는 인종이야, 다행이다.

31
주위의 친구가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이전의 나와는 달랐다.
사람은 목표가 생기면 이렇게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놀았던 반동은 컸다.
10월의 시점에서 E판정.
담임으로부터「너무 무리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말을 들었다.
분했다.

그렇지만 토요일에 사쿠라를 만날 때마다 그 주의 피로가 리셋 된 것 같아 좋았다.
모의 시험 같은 걸로 만날 수 없게 되면 상당히 괴로웠다.
덧붙여서, 사쿠라는 12월 무렵에 일시 자택 요양에 들어갔다.
사쿠라의 집과 나의 집은 비교적 가까운 곳이었지만 내가 바빴으니까 그다지 만날 수 없었다.

33
이제 낚시라고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35
합격했다.
xx대학 부속 의학부(즉, 사쿠라가 있던 병원의 의학부)였고,
나중에 공표된 최저점에서 턱걸이로 걸렸다.
드라마같지만, 정말로 기적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실은 나 합격할 때까지는 사쿠라에게 진로는 비밀로 하고 있었는데, 말하고 나니 굉장히 기뻐해 주었다.

덧붙여서, 이 때 처음으로 키스 했다

36
좀 더 빨리 써줘 부탁한다!!

38
아니 신경쓰지 마라. 차분히다! 차분히 약한 불로 부탁한다!

39
대학생활은 대단했지만 또한 매우 충실했다.
컨디션이 무너져 입원하고 있는 사쿠라의 병실에 강의의 짬 동안 만나러 갈 수도 있고,
같이 점심을 먹거나, 휠체어로 산책을 하거나 할 수 있었다.
몇번이나 사쿠라가 위험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상당히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40
나는 지금 너무 졸립다…
하지만 반달 정말 좋아하는 나에게 너의 이야기를 보여줘!

41
wktk

43
그런데, 반달이 뜨는 하늘은
수수하게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보통이야?

46
>>43
이세시민이지만
반달 읽고 처음으로 현지 Lover가 되었어요

48
그 무렵은 사쿠라의 키도 150 cm 정도가 겨우 된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어리게 보이기 때문에 내가 친척의 오빠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보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52
교제하기 시작해 벌써 4년.
내가 학부 3 학년 마지막이었던 무렵
돌연 사쿠라가 이런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사쿠라「응……언제까지 나와 함께 있는 거야…?」
나「갑자기 왜 그래?」
사쿠라「그렇지만 나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절대 00에 폐를 끼쳐」
이 말을 하며 사쿠라 갑자기 울기 시작.
나「그것은 각오 하고 있어…」
사쿠라「……거기에………거기에 나…실은 타나 증후군이야……」

55
…신장 낮은 것은 그 때문인지…

60
저능하지만 의학생인 이상 나도 타나 증후군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인간의 성별 결정은 2개의 염색체로 결정되고 있어, 남자는 XY, 여자는 XX로 결정된다.
하지만 타나 증후군은 여성이지만 염색체가 X 한 개 밖에 없다.

사쿠라의 경우는 모자이크라고 말해지는,
타나 증후군 독특한 특징이 거의 없고 외관도 보통인 타입이었다.
다만 타나 증후군의 증상인, 저신장·2차 성징을 볼 수 없다는 것.
그녀가 이상하게 어려보였던 건 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합병증으로 따라 오는 것이 대동맥판 협착증.
타나 증후군의 경우 심장병의 합병증이 많다.



그리고,






난자를 만들 수 없다.

64
괴로운 병이다.

65
아이 만들 수 없는 거냐…

59
조금 전은 로리콘이라고 말해 버려 미안했다.





로리콘

>>59
이봐 wwww

69
…확실히 반달 같은 느낌이다…

71
사쿠라「그……아이……도 낳을 수 없고……」
나「응…뭐 놀랐지만… 나는 의사가 되려고 생각했을 때로부터 쭉 사쿠라와 함께 있으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쿠라「……그 거……」
나「…뜻하지 않게 프로포즈가 되어 버렸네―」
사쿠라「정말로……좋은거야?」
나「나는. 사쿠라와 진짜 언제나 함께 이고 싶어.
  아무튼 곧바로는 안 되겠지, 일단 졸업해야 되니까.」

사쿠라는 그대로 울었고 내가 껴안아 병실까지 데리고 돌아왔어.


이 근처의 회화는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61
그럼 관계는 완전 없음?

66
>>61
굳이 난자 문제가 아니더라도 섹스는 심장에 부담 걸리기 때문에 하지 않았습니다.

67
>>1 동정입니까!

68
>>66
동정?

75
아―, 응 동정.
그렇지만 이제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
사쿠라와 함께 있는 것과 따지면 딱히 상관없는 거 였고
다만, 난자가 없다는 것은 쇼크였다는 걸 인정한다

78
>>1
마음 한가득 섹스 생각하고 있는 더러운 나를 때려줬으면 좋겠다.

>>78
나의 손은 사람을 고치기 위해서 있기 때문에,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건 싫다.

80
>>75
어쩐지 굉장히 감동했다
너 좋은 남자다
사쿠라 짱은 행운아다

83
이 쓰레 내일까지 남아 있어 주면 좋겠는데

>>83
남지 않을지도…

82
내가 학부생이 된지 6년 째가 되어도 사쿠라의 심장은 한 가득 노력했다.
그렇지만 한 번 큰 발작이 오면 위험한 상황도 자주 있었다.
나는 흉부 심장외과로 전공을 굳혔다.
그리고 무사 졸업. 국가고시도 통과했다.

졸업식의 다음날에 사쿠라의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하러 갔다.
사쿠라의 부모님들은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 에게 짐을 지울 수 없다, 라든지 말해졌지만 달라붙었다.

「그렇지만 나는 사쿠라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감정이 너무 복받쳐 상세한 건 기억나지 않지만 여러가지 말한 것 같다.
그리고 허락을 받았다. 사쿠라와 나는 둘이서 울었다.
나의 부모는 편모 가정으로, 어머니는 시원시럽게 승낙.

「00이 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그것이 올바른 거야」

라고 말해 주셨다.

84
그것이 지금부터 3년 정도 전이다…
다음을 쓰려고 하지만, 이대로 계속 쓸 정도로 감정이 컨트롤 될지 모르겠다…

86
힘내라

90
급료는 거의 의료비로 전용 했기때문에,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했다.
사쿠라는 그다지 무리는 할 수 없었지만 조금 정도라면 가사도 가능했다.

하지만 역시 입원하는 날이 집에 있는 날보다 많았다.
나는 연수의로서 대학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빈 시간에는 언제나 만날 수 있었다.
연수의 때는 대학보다 큰 일이었지만 힘내는 수밖에 없었다.
연수의 2년째 여름부터는 사쿠라의 컨디션도 좋아졌고, 처음으로 집에서 1년을 넘길 수 있었다.
병원에서 가까운 좁은 아파트였지만, 집에 돌아가면 빛이 켜져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92
>>1
존경한다

91
신부에게 자랑스런 얼굴로 코딱지 판 걸 먹는 모습을 보여준 나는>>1을 본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91
그런 일 해버린 건가 ww

96
>>91
어쩐지 미소짓게 하는 스레다w

94
지금 자도 늦지만 오늘 밤샘할 생각으로 읽고 있어요.

95
3월, 이제 연수의도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때 사쿠라가 집에서 쓰러졌다.
나는 회진중이었지만, 사쿠라의 주치의 즉 나의 상사와 함께 구급실에 달려왔다.

긴급 수술이 필요했다.
설령 의사라 해도 가족은 수술실에 들어 갈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몇 시간이나 수술실의 앞에서 계속 기다렸다.

98
사쿠라의 상태는 간신히 안정되었다.
그렇지만 이제 병원밖으로는 나갈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여러 가지 문헌이나 논문을 찾아 보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외국으로 나가 최고 수준의 의료 시술을 받는다 해도 언제까지 이 상태가 유지될지 모른다.
둘이서 서로 이야기한 결과, 마지막까지 처음 두 명이 보냈고,
지금 우리가 있는 이 병원에 있기로 결정했다.

「미안해요, 신혼 여행도 갈 수 없게 되서」
사쿠라는 울면서 그렇게 말했다.
「가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있는 곳이 나에게 있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휴양지니까.」

그래서 허세를 부려보았다.
조금 목이 메였다.

99
울었다.

100
때때로 현실은 소설보다 기구하다

102
사쿠라는 평상시와 같은 병실에, 매일 같은 파자마차림으로 있었다.

흉부 심장외과의 선생님 쪽이나 그 병동의 간호사들도 그녀가 나의 신부라는 걸 알고 있었던 터라
모두가 언제나 나에게 반동정으로 혹은 반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104
미안 조금만 시간을 줘
눈물 때문에 키보드 치기가 힘들다.

105
>>104
힘내라!

106
>>104
힘내라! 나도 눈물투성이다!

107
>>104
힘내라

109
11월이 지나 상태가 더욱 악화된 사쿠라는 ICU에 들어갔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이러한 환자가 ICU로부터 살아 나오는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주치의도 나와 이야기를 할 때에 나를 제대로 보지 못 하게 되었다.
나는 자신의 무력함을 실감하고 울었다.

사쿠라를 완치 시키기 위해 의사가 되었는데 목표는 달성하지 못 하게 되었다.

112
>>1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는 문장 안에, 어느 정도의 노고, 고뇌, 갈등…
그리고 노력이 있는지를 상상하자면….
나란 인간의 그릇 작음에 울고 싶어진다.

113 I😨Wl+6XYYPO
모두 고마워요
그런데 왠지 나의 ID가 염색체로 보이는 것 같은데
XYY의 사람, 이걸 흔히 슈퍼맨(초남성)이라고 부르지

116
>>113
반드시 사쿠라씨에게 있어 너는 슈퍼맨이었다

117
>>116
GJ

118
>>116
좋은 걸 말했다!

123

그랬던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고마워.

124
>>116
GJ
단지 저 ID가 우연히 나왔을 뿐인데 그것이 슈퍼맨이었던 것은,
신부씨에게 있어>>1이 슈퍼맨 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널 응원한다.

120
나는 가능한 한 사쿠라와 있고 싶어서, 휴직했다.
풋내기 의사는 굉장히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휴직하고 병원에서 있는 매우 기묘한 생활이었다.
사쿠라는 그다지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있을 때는 언제나 손을 잡아 주었다.

127
그리고 2008년 4월
나와 ICU의 기계에 둘러싸인 채 마침내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떠났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역시 막상 때가 되니 너무 괴로웠다
몇일간은 정말 폐인 상태였다.
장례식도 그다지 기억나질 않는다.
그녀가 떠나고 나서 1주일 정도 지나, 상사로부터 사쿠라의 편지를 건네받았다.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건네달라고 부탁받았다고 한다.

131
안 돼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132
눈물로 모니터가 안보이게 되었다

133
힘든데···

134
>>1은 그녀와 만난 것으로, 좋은 방향으로 인생 바뀌었다

135
VIP에서 이렇게 슬퍼지게 될 줄은

137
읽고있는 중에는 울지 않았지만 I-Pod로 타이밍 좋게 슬픈 노래 나오면서 눈물샘이 망가졌다

138
「지금까지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것을 읽으면서 00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역시 슬퍼하는 얼굴일까.
 직접 말하는 것은 역시 부끄럽기 때문에 그 때와 같이 편지입니다.
 미안해요.
 우리가 처음으로 만나,
 보내 온 이 병원에서 일생을 마치게 된 것은 어느 의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00가 나날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이제 볼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면 매우 슬프지만요.
 그 때의 00의 편지로 나는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00와 공유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모자란 나를 아내로 삼아 주어 고마워요.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이런 편지뿐이지만, 가끔 씩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나는 앞으로도 쭉 00을 사랑할 겁니다.
 이것은 결정 사항입니다.
 그렇지만 00에게 또 그 밖에 좋은 사람이 생기게 되면,
 그 사람을 소중히 해 주세요.
 가장 사랑하는 00에게
 사쿠라」

편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그 편지를 보면 마구 울게 된다. 이제 회복되었다고 생각했지만

142
VIP로 운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143
한층 더 눈물이 나버렸다··

144
진짜 울었다(′;ω;`)

146
눈으로부터 땀이 멈추지 않지만…

148
끝까지 사쿠라씨는 >>1보다 어른이었다

150
이걸로 나의 이야기는 끝났다.
나는 또 내일도 병원에 간다.
사쿠라가 있었던 병동에 가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좀 더 시간에 여유가 생기게 되면 양자를 들일까 생각하고 있다.
모친이 없다는 것은 장래 괴로울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 나는 사쿠라를 잊지 않을 것이다.

덧붙여서, 반달이 뜨는 하늘은 환자인 여자 아이가 빌려 주었어.
「병원의 이야기이니까」라면서
나와 사쿠라에 대해선 하나도 모를텐데, 어쩐지 운명적인 뭔가를 느꼈어.

반달이 뜨는 하늘을 읽고
어쩐지 울컥거렸기 때문에 이런 것 써 버렸다. 미안하다.
아, 반달이 뜨는 하늘과 나의 이야기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

151
다른 시시한 내용의 스레가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152
어쩐지 눈으로부터 액체가 나왔다.

153
금년도 처음으로 울었다

154
오열로 어깨가 벌벌 떨린다.

160
나는 일로 실패해 해고 당했지만, 폐인 상태의 내 곁에 신부가 있어 준다는 게 얼마나
풍족한 것인지 재차 깨닫았다.
신부를 위해 한번 더 분발해 본다.

162
모두,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해 주세요, 정말로.
언젠가는 이별이 오지만, 그 시간까지 즐길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침착해져 잘 수 있을 때까지 질문 있다면 대답해요…

155
병원에 가는 것은 의사로서 가는 것?

>>155
물론.
사쿠라를 잃어도 사쿠라를 위해 온 것 같은 것이니까
그만두는 것은 할 수 없어

168
>>1은 절대로 좋은 의사가 된다

170
>>1씨의 기입 모두 읽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러넘쳐 버렸습니다.
그간 자신의 일이나 지금의 일로 여러 가지 고민했지만, 떨쳐 버릴 수 있었습니다.
나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일에 힘써 보려고 생각합니다!

165
양자를 들이는 것 보다 언젠가 또 사랑해서 자신의 아이를 가지도록 해
양자를 나쁘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자신과 아내와 그 2명의 아이를 가져야 된다. 너는

>>165
그렇지만 새로운 사람을 찾아내도 나 반드시 사쿠라를 생각해버린다.
나는 지금 사쿠라의 일로 타협할 수 없기 때문에 안돼

171
「시간」이 어떻게든 해 준다고 생각해
>>1을 이해해 주는 여성이 반드시 나타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174
>>1을
추억에 둘러싸이는 것은 확실히 괴롭지만, 동시에 든든한 버팀목도 되지…

177
신부는 행복했다.

178
나, 눈물샘 약하지만, 울지 않았어요―
>>39라든지가 , 몹시 흐뭇해서 행복해
아―, 행복한 두 명이야―, 멋지다―, 라고 생각했다.
양자는 좋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행복하게 된다 라는 건, 굳이 남녀 사이의 연애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양자를 받아, 그 녀석을 소중히 해줘.
어머니가 없다는 것 정도는 >>1이 정말 좋아하는 부인에 대해 이야기 해주면 되잖아
행복하게 되도록 해―

169
10년전 고 2라는 것은 나보다 연하야. 아직도 젊지 않은가
행복하게 되기를 원해, 너는

>>169
아직 28의 애송이예요…
그렇지만 나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니까

179
나의 그녀도 죽었지만 나도 다음의 사랑을 하고 있다. 너도 괜찮다

>>179
당신도 그런가…
20년 정도 지나면 어떻게 될까. 타협해도 될까.

195
타협이라는 말투는 안 좋아.
>그렇지만 또 그 밖에 좋은 사람이 발견되면,
>그 사람을 소중히 해 주세요.

↑이것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195
그랬어…
응, 그렇지만 지금은 아직 소중한 사람은 없다.
언젠가 나타나면…다시 생각해 보도록 할께

184
연수의는 끝났어?
지금은 심장외과같은 곳에 있는 거야?
>>184
그대로 흉부 심장외과

204
>>1에게 한사람의 여자에 대한 애정의 깊이를 가르침 받은 것 같다.
나도 애인에게 지금까지보다 깊게 사랑을 주려고 생각한다.

209
그런가. 지금부터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해 가는거 구나.

215
고마워요, 모두 고마워요
잘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지만 편지 봐 버려 또 울어 버렸다
10년간 정말로 행복했어

219
기입하려고 했는데 눈으로부터 국물이…
사람 각자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지만>>1의 행복은 정말로 간절히 바란다.

227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 있지만, 한 가지 묻고 싶다.
>>1의 그녀에게 향한 사랑은 진실인가, 동정이 아니었나 자문한 적 없는가?

>>227
최초로 좋아했을 무렵은 동정도 포함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의사가 되려고 생각하고 부터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
이 후에는 그냥 행복했고

228
>>1의 생각은 좋았다. 확실히 자신이 동정하고 있다고 자각하고 있었다면 죄악감으로 인해
신부와의 생활은 길게 가지 못 했을 것이다.

229
겨우 침착해졌다.
이렇게 운 것은 그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역시 잃은 것은 돌아 오지 않지만,
많은 것을 남겨 주었어

234
따라잡았다, 울었다. 1같은 의사가 증가하길 바란다.

236
겨우 잘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자 본다.
모두 오늘은 정말로 감사합니다.
내일까지 남고 있으면…이라고 말하고 있었던 사람, 미안해요
어디선가 정리해 주면 좋겠다

239
>>236
천천히 쉬어라

241
이 스레 섰을 때에 부터 계속 붙어 왔다.
지금에 와서 기입하는 거지만…>>1씨에게 있어 앞으로의 인생도 행복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243
>>1
고마워요. 어쩐지 마음이 씻어진 느낌이다.
천천히 쉬어 줘!

244
이제 아무도 없지만, 아무래도 쓰고 싶었다
>>1씨행복하게 되세요.

245
이따금 이런 스레도 vip에 서는 것이다ww
>>1은! 절대로 행복하게 된다!

257
이봐 울리지 마라
그리고

행복해라
이 쓰레는 보수

264
남아 있다…
보수 해준 사람, 고마워요
오래간만에 꿈을 꾸었습니다.
자기 전에 너무 울었기 때문인지.
사쿠라와 미술관에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실제로 함께 간 적은 없지만…
아-또 눈물나기 시작했지만
이제 슬슬 출근이니까 노력해요.
책 빌려 준 아이에게도「울었어요」라고 말하려고 생각한다.
갔다옵니다

Posted by 노꼴甲
,

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4:33.30 ID:9k1Z+XoP0 
남들보다 약간 늦게 휴가로 친가에 갔다오니,

옛날 일이 떠올랐습니다.

친구・지인에게는 얘기할 수 없어서,

여기에 담담하게 써봅니다.



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09:15:11.50 ID:0sIbiufL0 
필요 없어요




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7:06.23 ID:kgfbKzUT0 
뭐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1의 바보~

 

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9:54.22 ID:9k1Z+XoP0 

이제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봄방학.

주택단지에 살던 나는, 평소처럼 단지 한 가운데에 있는

조그만한 공원에서, 근처 친구하고 놀고 있었다.



봄은 이사철이라, 그 날도 여기저기에

이사 트럭이 주차해있었고, 바쁘게 짐을 나르고 있었다.

단지에서는, 매년 보는 풍경이기도 했다.




11 :1[]:2009/08/25(火) 09:27:23.99 ID:9k1Z+XoP0 

공원의 정글짐에 올라가서, 그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한 대의 이사 트럭 옆에, 작은 여자애 한 명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인형을 안으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이사업자 분들이나 부모님 같은

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애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무래도, 내 주변에는 없던 타입였기때문이다.

내 고향은 시골로, 어린 애라고 하면 T셔츠에 반바지, 미니스커트로

적당히 움직이기 쉬운 옷뿐이여서 그랬는지,

그 애는 그야말로 다른 곳에 갈 것 같은 꽃무늬 원피스로,

약간의 곱슬이 있는 갈색 머리는, 귀여운 리본까지 끼워져 있어서,

그야말로 만화에 나올만한 여자애였다.




13 :1[]:2009/08/25(火) 09:32:48.70 ID:9k1Z+XoP0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애의 불안한 모습을 약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사해왔을 때는 너무 낯설어서,

친구도 없었고, 마음이 좁아졌었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애한테 말을 걸만한 일도 없이.


밑에서 친구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그 애를 잊고 정글짐에서 내려갔다.




16 :1[]:2009/08/25(火) 09:40:12.63 ID:9k1Z+XoP0 
신학기가 시작해서, 나는 3학년이 됐다.

인생 첫 반 배정도 있었고, 음 3분의 1은 전하고 같은 녀석이고,

거기까지 우울해질 일도 없었다.

여전히 공부도 그저그랬고 놀고 지내는 걸 매일.

딱히, 하교 중에 딴 길로 새는게 즐거워서, 

하교할 때는 등교할 때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 4월 마지막 어느 날.

평소처럼 나는 하교 중에 친구집을 들렸다가 가기 위해

평소에는 지나지 않는 등하교 코스를 걷고 있었다.


다니는 사람도 적고, 한하가고 고요한 주택가.

그 좁은 길 옆에서, 여자애가 주저 앉아 울고 있었다.




20 :1[]:2009/08/25(火) 09:50:11.26 ID:9k1Z+XoP0 

그 애는 봄방학 때 봤던, 이사해온 여자애였다.

그 뒤에도 몇 번 봤지만, 단지 이외에서는 처음였다.

초등학교 가방에 달린 커버로, 그녀가 1학년이라는 것을 알았다.


3학년이나 되면, 약간의 선배 의식이라고 해야되나,

오빠다운 기분도 나기 시작한다.

상대가 1학년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난 울고 있는 그 애의 옆에 다가가 마찬가지로 주저 앉았다.

"너, ○○ 단지의 애지? 무슨 일이야?"

여자애는 펄떡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순간, 더욱 뚝뚝하고 눈물이 떨어진다

"왜 그래? 괜찮아?"

상대를 자극하지 않게, 가능한 부드럽게 물어봤다.

"........집이, 어딘지 모르게, 됐어"

그녀는 어떻게든 그 말만 하고는, 또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다. 



23 :1[]:2009/08/25(火) 09:55:58.07 ID:9k1Z+XoP0 

음 예상했던 대답이기도 했다.

시골 길은 여기저기 굽어있어서, 나도 1학년 때는 자주 헤맸었지.


"그럼, 데려다줄게."

"에?"


난 일어나서 울고 있던 여자애의 손을 잡았다.

여자애는 천천히였지만, 일어섰다.


"자, 집에 가자."

여자애는 말 없이 끄덕였다.

얘기해본 적도 없었던 여자애랑 갑자기 손을 잡다니,

어린 시절의 무대포한 기세라는 것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28 :1[]:2009/08/25(火) 10:04:20.35 ID:9k1Z+XoP0 

그렇다고 해도, 신경 써서 여자애한테 말 거는 스킬은 당연 없다.

그대로 조용히 단지에 걸어갔다.

여자애도 말 없이 걸었다.


단지가 가까워지자, 그 입구에서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는 여자가 있었다.


"아, 엄마!"


그 사람은 여자애의 어머니였나보다.

딸의 귀가 시간이 늦어져서 걱정이 되서 나왔던 거겠지.

여자애는 내 손을 놓고, 어머니한테 달려갔다.


여자애는 어머니한테 안겨, 한 차례 운 뒤,

이 쪽을 돌아보더니 나를 가리켰다.

어머니가 꾸벅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나한테 다가왔다.

어른인 사람이 고개를 숙이다는건 처음이였던 나는

왠지 혼란스러움과 어색함 때문에, 그 자리를 달려서 도망치고 말았다.




31 :1[]:2009/08/25(火) 10:12:44.70 ID:9k1Z+XoP0 

그 날 밤, 집에 여자애와 어머니가 찾아왔다.

의리 있으신 어머니였다. 일부러 내가 어느 집의

아이인지 묻고 오신 모양였다.


난 엄마한테 무리하게 현관까지 불려, 어머니한테서 보답의 케익을 받았다.

여자애는 계속 어머니의 발에 안긴채, 

힐끔힐끔하며 나와 어머니를 교대로 바라봤다.

난 기쁨이라든지 자랑스럽다든지 그런 기분은 전혀 아니라,

그냥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모녀가 돌아간 다음, 엄마한테 칭찬 받은 건 나쁘지 않았다.


"카코(香子)짱은 1학년으로, 이 쪽에 막 왔으니깐, 앞으로도 도와줘야된다?"

"응"

그렇구나 『카코짱』이라고 하는 구나.  이름도 몰랐다.

그런 걸 떠올리면서 먹은 케익은 맛있었다.



33 :1[]:2009/08/25(火) 10:21:51.56 ID:9k1Z+XoP0 

얼마 안 있어 황금휴가기간에 들어섰다.

난 평소처럼 단지에서 놀면서도, 어딘가에서 카코의 모습을 찾았지만,

연휴 중에 그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황금휴가기간이 끝나, 나른한 학교생활으로 또 되돌아왔다.

아침에, 기지개를 펴면서 집을 나서니, 공원 마중편의 지붕 밑에,

카코와 어머니가 있는 걸 봤다.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자, 카코가 이 쪽으로 달려왔다.


뭐야뭐야 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카코는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이거"

"응? 주는 거야?"

카코가 끄덕이길래, 주머니를 받아 열어보니, 

안에서 나온 것은 복어의 열쇠고리가 나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할아버지의 집에 시모노세키(下関)에 있는 모양이다.


"선물."
"아...고마워."

물건을 받으면 인사를 한다. 이 정도는 어린 애라도 안다.

카코는 기쁜듯이 미소를 보여줬다.




3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0:26:24.20 ID:kgfbKzUT0 
부자연스럽지 않나?


>>34 
죄송해요, GW 중에 카코가 시모노세키에 갔다왔다, 는 겁니다.





35 :1[]:2009/08/25(火) 10:28:30.40 ID:9k1Z+XoP0 

난 그대로 학교에 걸어간다.

그러자, 카코도 조금씩 따라온다. ....목적지가 같으니깐 당연하지만.


역시 등교 중에 손을 잡는다든지는 못 했지만,

냅두고 먼저 갈 수도 없어서, 걷는 속도를 그녀에게 맞췄다.


"학교 익숙해졌어?"

"..........응. 으응"

말이 뚜렷하지 못 한 대답였다.

이것도 나중에 안 거지만, 도심 애인 카코가 옷도 세련됐고,

외모까지 그야말로 인형처럼 귀여웠고 성격도 얌전해서,

반에서 약간 소외된 모양인 듯.

단지에도 동년배 애는 있었을 텐데, 같이 등교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40 :1[]:2009/08/25(火) 10:36:30.83 ID:9k1Z+XoP0 

카코로서는, 내가 이 쪽에 와서 첫 친구, 인 셈인거지.

그렇게 생각하니, 연하이기도 해서,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공부 좋아해?"

공부를 싫어하는 내가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달리 화제도 없었다.

"국어랑 음악이 좋아"

"아~, 음악은 나도 좋아하는데"

리코더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음악도 점점 귀찮아졌지만.

결국 그 등교 중에는, 학교 얘기만으로 끝난 기분이 든다. 

기억이 약간 흐리다.




42 :1[]:2009/08/25(火) 10:40:08.90 ID:9k1Z+XoP0 

그로부터, 등교할 때는 항상 카코가 쫓아오게 됐다.

내가 의식해서 시간을 맞춘 기억은 없으니, 상대가 이 쪽을 기다려준 거겠지.


단지에서 놀 때도, 가끔 다가와 말 없이 지켜보고 있어서,

이 쪽에서 불러 같이 놀았다.

그 때문인지, 단지에서도 서서히 친구가 는 모양였다.



43 :1[]:2009/08/25(火) 10:45:04.89 ID:9k1Z+XoP0 

저학년, 중학년 때는 그래도 좋았다.

하지만, 고학년에 들어가자, 상황은 바꼈다.


자전거가 생겨, 활동 범위가 넓어진 나는,

단지의 작은 공원에서 놀기보다, 운동장에 가서 축구를 하거나,

친구 집에서 게임을 하는 편이 재밌어졌다.

그리고, 여자애랑 노는 게 묘하게 부끄러워지기도 하는 나이이기도 했다.

난, 점점 방과후에 카코랑 노는 일이 적어졌다.




45 :1[]:2009/08/25(火) 10:50:52.22 ID:9k1Z+XoP0 

그래도, 일과가 된 함께 등교하는 것으 계속 됐다.

"코짱 있잖아, 어제 선생님이..."


방과후에 못 만나게 된 만큼, 등교 중인 카코는 말을 많이 했다.

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친구의 일을 자세히 얘기한다.

나는 "응"이라든지 "어어" 라고 말하면서, 적당히 흘려보냈다.

솔직히, 그것도 조금 귀찮아진 거겠지.


그리고, 등교 중인 반 친구를 만나버렸을 때,

놀림 받는게 엄청 싫었다.

"야~ 코스케, 오늘도 여자랑 사이좋게 등교냐? ㅋㅋ"

"시끄러!"

 
애초에, 여자랑 있는 걸 놀리는 녀석이

먼저 여자친구를 만들거나 하는 법이지만, 그건 더 나중 일.

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지금였다.




48 :1[]:2009/08/25(火) 10:57:55.28 ID:9k1Z+XoP0 

6학년이 된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나는, 자전거로 마중 나온 친구와 같이, 운동장에 축구를 하러갈 때였다.

자전거를 타서, 좋아 출발, 이라고 했을 때였다.

"코짱!"

보니, 카코가 새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러고 보니, 봄방학에 사주셨다고 했었다.


"........무슨 일이야"

"나도, 축구 보러 가도 되?"

카코로서는, 자전거를 받았으니 드디어 단지 밖에도 따라 올 수 있다,

그런 기분였던 거겠지.

하지만,



"오, 코스케 좋겠네, 여자친구도 같이라니ㅋ"

"휴~ 휴~ !"

나쁜 친구들이 놀리는 게, 엄청 부끄러웠다.

그 마음을, 카코한테 부딪혔다.


"안 돼, 따라오지마"

"어? 왜? 보기만 할게 방해 안 하고"


신기하듯이 말하는 카코. 그리도 더욱 심하게 놀리는 친구들.

"안 된다고 하면 안 돼! 여자는 따라오지마! 있는 것만으로도 방해야!"




49 :1[]:2009/08/25(火) 11:01:16.13 ID:9k1Z+XoP0 

내 무서운 얼굴에 놀랬는지, 카코의 큰 눈은 더욱 커지고, 굳어졌다.

상관하지 않고 나는, 자전거를 몰기 시작한다.

"야, 가자!"

서둘러, 친구 두 명도 따라온다.

"코스케 괜찮아? 그런 소리 해서"

맘껏 놀린 주제에, 걱정스럽게 말하는 친구.

"괜찮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단말이야 저 녀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약간 신경 쓰여서, 단지를 나가기 전에 돌아봤다.

멀리서 잘 안 보였지만, 카코는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5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02:42.18 ID:ySK/OHUe0 
>>1군 저질


>>50 

정말, 저질였습니다… 




5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04:17.40 ID:kgfbKzUT0 
하지만 이런 건 있는 법이지


>>51 

의지때문인지, 솔직하게 사과하지 못 하는 법이죠, 애라는 건.




52 :1[]:2009/08/25(火) 11:06:13.77 ID:9k1Z+XoP0 

다음 날, 카코는 등교할 때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개운하다, 고 생각하면서도 어딘가에서 후회도 하고 있었다.

라곤 해도, 사과할만큼 솔직하지도 않았다. 

남자 초등학생이란 고집불통인거다.


다음 날만이 아닐, 그로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카코랑 같이 등교하는 일은 없었다.

혼자서 등교하면서, 나는 카코한테 상처를 줘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나는 카코한테 상처를 주게 되지만,


이게 그 첫 번째였다.




53 :1[]:2009/08/25(火) 11:11:02.17 ID:9k1Z+XoP0 

중학교에 들어가서, 난 축구부에 들어갔다.

축구는 좋아하고, 달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하도 못 해서 만년후보였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으니깐...



부활이 시작하자, 초등학생 시절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

집에 가는 건 7시 정도였고, 시험 공부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같이 등교하지 않아도, 단지나 편의점에서

가끔 카코랑 만나는 일이 있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자

거의 만날 일도 없었다.


음, 어렸을 때의 여자친구들이란 그런 법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역시, 어딘가 외롭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55 :1[]:2009/08/25(火) 11:18:00.26 ID:9k1Z+XoP0 

중1도 끝날 무렵인, 2월.

나는 부활이 끝나자, WJ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렸다.

물건을 사고, 편의점을 나온 그 때.

"코짱"

돌아보니, 카코가 서있었다.

오랜만에 본 카코는, 이미 어린 애가 아니라,

손발도 자랐고, 머리는 포니테일였다. 가슴은 아직 없다.


"오랜만이네ㅋ"

나는 오랜만에 만난 동요함을 숨기고, 최대한 평범하게 인사했다.



"응, 오랜만ㅋ 교복 어울리네"

그러고 보니, 교복 입고 만나는 것도 처음였던 것 같다.




57 :1[]:2009/08/25(火) 11:24:56.54 ID:9k1Z+XoP0 

"중학교 어때? 재밌어?"

"음 그저그러려나. 부활은 힘들지만, 재밌어"

"축구부지?"

"어어"

돌아가는 길은 같아서, 걸으면서 얘기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늦게 혼자서 편의점이라니, 위험하잖아"

"아, 응, 약간 재료가 모자라서..."

말하면서, 카코는 아차, 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재료? 무슨 재료야ㅋ"

물어보면서도,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이제 곧 발렌타인데이

초등학생 시절, 카코는 시판 쵸로를 나한테도 줬지만,

드디어 수제로 주고 싶어지는 남자도 생긴거겠지.


"에헤헤, 비밀이야ㅋ"

웃는 카코를 보면서, 왠지 감개 깊은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약간 외롭기도 했다.





5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29:54.14 ID:ewVlDIR+0 
뭐야
뭐냐고
부러워



59 :1[]:2009/08/25(火) 11:30:28.76 ID:9k1Z+XoP0 

몇일 뒤, 1년 중 남자가 제일 두근두근하는 날, 발렌타인 데이

나도 빠짐 없이 두근두근했지만, 결국 학교에서는 아무한테도 못 받고

외롭게 귀갓길을 서둘렀다.

집에 돌아와보니, 내 책상 위에, 이쁘게 포장된 쵸코같은 물건이 놓여있었다.

처음에는 엄마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 손을 썼을리는 없다.

"엄마, 이거 뭐야?"

나는 쵸코 같은 물건을 들고 거실에 가서, 엄마한테 물었다.

"아아 그거, 저녁에 카코짱이 가져와준거야"


그것만 듣고 나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다.

카코가? 왜? 한 동안 못 만났는데도 ? ?





60 :1[]:2009/08/25(火) 11:33:51.04 ID:9k1Z+XoP0 

천천히 포장을 열어보니, 수제 쵸코와 함께 작은 카드가 들어있었다.



『처음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맛있지 않으면 미안. 카코』 

난 둥근 쵸코를 입에 넣어보니, 약간 쓴맛도 났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둥근 형태는, 축구공였을 지도 모르겠다.

왠지 무늬 같은 선도 붙어 있었고.





63 :1[]:2009/08/25(火) 11:36:55.04 ID:9k1Z+XoP0 

곧장 전화라도 해서 고맙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쑥쓰러워서 그것도 못 했다.

아마, 어렸을 적의 연정으로 준 거겠지. 그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음, 정말 그대로 만날 일 없이.

화이트 데이의 보답 같은 마음 쓴 일도 안 하고.

어느 새 중1이 끝나, 2학년이 됐다.




6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37:52.58 ID:1cqruJDHO 
코짱한테 질투



69 :1[]:2009/08/25(火) 11:41:10.70 ID:9k1Z+XoP0 

중이병이라는 것은 아주 좋은 표현이기도 하다.

반에서는, 1학년 때와 비교해, 좋기도 나쁘기도 개성이 늘었다.

불량스러운 녀석은, 더욱 무개념한 모습으로.

공부 잘하는 녀석은, 더욱 공부 스타일로.

그리고, 현실에 충실한 녀석은, 보다 세련스러움이 늘어,

멋있어졌다.



그 어느거에도 해당되지 않는 나는,

학교에서는 축구부, 집에서는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며 비교적 노멀 (약간 오타쿠) 한 중2였다.






72 :1[]:2009/08/25(火) 11:46:24.34 ID:9k1Z+XoP0 

노멀한 것은 어째서냐면, 여자애한테 흥미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축구도 못 하고 평범한 얼굴인 나에게 들뜰만한 일은 없다.


축구부에서 인기 있는 건 정규 멤버들이고,

큰 이벤트인 수학여행 때도, 남자친구들이랑 바보 같이 놀면서 끝났다.


그러던 중, 2학년 겨울 방학 끝나기 직전.

제일 사이가 좋았떤 축구부 친구 S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렇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를 놀렸던 녀석이다.





74 :1[]:2009/08/25(火) 11:55:04.08 ID:9k1Z+XoP0 

상대는, 같은 반의 테니스부 애로, 꽤 귀여웠다.

부활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그거에 대해 S한테 듣고, 나는 내심 놀랬다.


"진짜로? 고백했어?"

"아, 그건 그 쪽이ㅋ"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S가 괜히 미웠다.

그렇다고 해도, 친한 녀석한테 여자친구가 생긴건 처음인지라,

쇼크라기보다는 리얼라고 해야되나, 뭐라고 말도 못 할 기분이 되버렸다.


"배 신 자~~~"


S를 철썩 철썩 때리느 ㄴ나.

"뭐야, 너도 사이 좋은 여자애 있었잖아"

S가 말하는 건, 틀림 없이 카코 얘기다.






76 :1[]:2009/08/25(火) 11:56:19.09 ID:9k1Z+XoP0 

"어라, 어떻게 됐어?'

"아니 카코는...그냥, 근처 친구니깐"

거짓말도 뭐도 아니다. 연하의 여자인 친구, 라는 것뿐이고,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들은.

"후응~........그래도, 그 애는 절대로 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

그럼 왜 그렇게 놀리냐고, 라고는 말 못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 자신이 카코한테 연애감정처럼 분명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상대는 아직 초등학생였고. 그럴 대상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소중한 존재였다고 생각 된다.

그 이상 그 얘기는 계속되지 않고

나랑 S는 적당히 얘기하다 집에 갔다.




78 :1[]:2009/08/25(火) 11:59:51.09 ID:9k1Z+XoP0 

겨울 방학이 끝나, 1월이 지나, 2월.

나는 작년의 일을 떠올리면서, 왠지 모르게 또 쵸코 받을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전히 카코랑 만나는 일은 적었지만,

작년의 발렌타인 이후로, 가끔 만났을 때에는

담소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사이로 돌아갔었다. 

그리고 발렌타인 당일.

여전히 학교에서는 전멸였지만, 나는 내심 두근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방의 책상 위를 본다!

..........아무것도, 없었다.





8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2:03:31.62 ID:QIlH57XN0 
부러워・・・ 



81 :1[]:2009/08/25(火) 12:04:57.98 ID:9k1Z+XoP0 
그 때, 거실에서 엄마가 나를 부른다.

"코스케, 전화!"

S가 쵸코를 받았다고 자랑이라도 하려나라고 생각하면서,

엄마한테서 수화기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코짱? 카코입니다."

그 순간 심장의 기동이 빨라진다.

그렇다면 먼저 말하라고, 라고 생각하면서 엄마를 보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아, 응, 오랜만. 무슨 일이야?"

왠지, 대화할 때마다 오랜만이라고 말한 기분이 든다.


"지금, 잠깐 중앙공원에 나올 수 있어?"

"어어, 괜찮은데"

"그럼, 와줘, 나도 곧 갈거니깐!"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86 :1[]:2009/08/25(火) 12:10:13.23 ID:9k1Z+XoP0 

밖에 나가자 바로, 단지 중앙공원에 있는 카코가 보였다.

"안녕"

카코는 또 약간 키가 자란 것 같았다. 오늘은 긴 머리를 내리고 있다.

어렸을 때와 비교해, 머리의 곱슬이 없어진 것 같았다.

"오. 전화, 타이밍 좋았네. 지금 막 돌아온 참인데."

"실은, 집에서 코짱 방에 불 들어오는 걸 보고 있었어ㅋ"


그렇군, 확실히 마중편 집이니깐, 그런 것도 가능하군.


"이거"


카코는 머뭇머뭇거리며 손에 든 종이봉투를 꺼냈다.

안에는 작년하고 마찬가지로, 쵸코다운 물건이 포장되어 있었다.

"고마워"

이번에는 제대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89 :1[]:2009/08/25(火) 12:13:02.73 ID:9k1Z+XoP0 

"작년에는 직접 주지도 못 해서, 미안"

"아, 아니...나도, 고맙다고도 하지 못 해서, 미안했어"


왠지, 서로 사과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잘 만들어졌는데..."

"아니, 작년에도 맛있었어ㅋ"

"정말? 다행이다ㅋㅋ"


1년만에 작년 쵸코의 감상에 대해 얘기했다.

이렇게 가까이 살고 있는데도.




94 :1[]:2009/08/25(火) 12:17:07.61 ID:9k1Z+XoP0 

"4월부터, 중학생이 된다"

"알어ㅋㅋ"

"1년뿐이지만, 또 같은 학교 다니겠네ㅋ"

카코는 순진하게 얘기했다.

"그러게, 기대되네"

나도 초등학생 때보다 조금은 성장했는지,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있잖아, 4월부터, 또 전처럼, 같이 학교 가줄 수 있어?"

"어?"

"가끔이라도 좋으니깐"

밤의 어두움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카코의 뺨이, 약간 붉어진 것 같았다.




97 :1[]:2009/08/25(火) 12:19:55.49 ID:9k1Z+XoP0 

"나, 아침 훈련도 있으니깐, 정말로 가끔인데 ?"

"응! 가끔이라도 좋아.....고마워"

긴장된 표정였던 카코는 드디어 미소졌다.

"그럼, 갈게!"

"응"


기세로 텐션이 높아졌는지,

카코는 그대로 달려서 집으로 돌아갔다.





100 :1[]:2009/08/25(火) 12:26:20.50 ID:9k1Z+XoP0 
중3 봄.

나는, 평소의 진급과는 다른 기분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카코는 세일러 복이 잘 어울렸다.

나는 아침 훈련이 있어서, 말했던 것처럼 자주 같이 등교는 못 했지만,

가끔 같이 갔을 때는, 학교 얘기를 잘 했다.

카코도 초등학교 1학년 때와는 달리, 친구도 많이 생겼고

브라스 밴드부에 들어가서, 부활도 열심히 했다.


얼마 안 있어 나는 마지막 대회가 끝나, 축구부를 은퇴하게 됐다.

결국 3학년까지 스타팅 멤버로 뽑힐 일은 없었지만

마지막 대회에서는 도중 출장으로 시합에라도 나갈 수 있어서

만족했다.



101 :1[]:2009/08/25(火) 12:32:36.51 ID:9k1Z+XoP0 

그로부터 수험공부의 나날이 시작됐다.


"공부, 힘들어?"

"글쎄다"

나는 은퇴한 뒤 카코랑 같이 등교할 기회가 늘었다.

매일은 아니지만, 주에 두 세번 정도.

"수험은 어떤 느낌이려나"

애매하게 실감이 안 든다는 얼굴을 하는 카코지만

실은 카코는 꽤나 성적이 좋아서, 이 지구에서 제일의

공립진학교인 ○○고를 노리는 건 틀림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결심을 하고 있었다.


"나, ○○고 노릴거야"

"정말? 거기, 어려운데지?"

"응. 그래도, 해볼래"


내 성적은 중간이라, 확실히 말해 ○○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도, 해볼 생각으로 있었다.

오직1년, 또 카코랑 같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105 :1[]:2009/08/25(火) 12:36:23.48 ID:9k1Z+XoP0 

그로부터 수험까지는 그야말로 공부의 나날였다.

지금까지 다녀본 적 없었떤 "학원" 이라는 것도 다녔고,

여름 방학에도 뭐가 방학이냐 라는 정도로 공부했다.


뭔가 목표가 있다는 건 꽤 중요한 듯.

겨울이 되자 내 성적은, 선생님도 놀랄 정도로 올랐다.

S는, 그런 나를 보면서

"그야말로 요코시마(横島)군이야. 번뇌 파워야ㅋ"

라며 웃고 있었다.

참고로 녀석은, 그런 나보다 성적이 위인게 마음에 안 들었다.






107 :1[]:2009/08/25(火) 12:39:14.92 ID:9k1Z+XoP0 

수험공부로 바빠서, 나랑 카코는 이 1년간

등교할 때말고는 얘기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한테는 충분히 힘이 됐다.

그리고 그 때가 되서, 나는 카코한테는

연애감정은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 먹었다.


단지, 또, 이렇게 같이 얘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109 :1[]:2009/08/25(火) 12:42:17.88 ID:9k1Z+XoP0 

봄이 와서, 수험이 끝나

그리고, 합격발표일이 다가왔다.


수험 전후부터, 카코는 수험의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아마, 신경 써준거겠지.

확실히, 이 쪽의 정신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로웠고,

발표까지 전혀 제정신이 아녔다.


발표 일, 나는 S와 같이 결과를 보러 갔다.




112 :1[]:2009/08/25(火) 12:45:52.85 ID:9k1Z+XoP0 

"오, 있다"

S는 쉽게 자기 번호를 찾았다.

음, 녀석의 실력이라면 당연한 결과다.


"그럼, 내것도 같이 찾아줘 ! 번호는 ...."

"아니, 그러니깐 있었다니깐. 내 것도, 니 것도ㅋ"


네?

나는 한 순간 상황이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진짜냐~~!! 어디야!"

"그러니깐, 저거ㅋㅋ"

웃으면서 S가 가리킨 곳에는, 확실히 내 번호가 있었다.

"있다! 아싸 ~~~~~~~~! ! ! !"

"잘 됐네ㅋ"


의외로 냉정한 S 옆에서, 나는 크게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118 :1[]:2009/08/25(火) 12:51:16.28 ID:9k1Z+XoP0 

합격하면 바로 학교에 오라고 선생님이 말했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전화다.


S는 핸드폰으로 집에 전화했지만,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다.


물론, 집은 아니다. 카코의 집이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카코가 집에서 기다려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깐.


"네,  사사키(佐々木)입니다."

통화음이 한 번 울린 뒤, 전화를 받은 건 역시 카코였다.


"나, 코스케"

"코짱! ....그, 어떻게 됐어?"

"붙었어, 합격!"


나는 냉정하게 멋부리려고 했지만

텐션이 높아져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정말!? 해냈네! 다행이네 ! !"

수화기 건너편의 카코의 텐션은 더 높았다.



121 :1[]:2009/08/25(火) 12:58:12.64 ID:9k1Z+XoP0 

그리고, 4월.

나는, 고등학생이 됐다.

교복은 그대로였지만, 여학생은 블레이져라서 귀여웠다.

"코짱, 부활은 어쩔 거야? 또 축구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나랑 카코는 공원에서 얘기했다.

"음~, 뭐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 축구부에는 안 들어갈거야"

"어, 어째서?"

"나, 축구 센스 없나봐ㅋ 할바에는, 다른 것도 해보고 싶고"

참고로 우리 학교는 축구부의 인원도 많아서

중학교 때 스타팅멤버였던 S도 꽤나 정규 멤버가 못 됐을 정도였다.

"그럼, 브라스 하자ㅋ"

"브라밴드인가. 고등학교에서라도, 할 수 있을려나"

"괜찮아. 재밌을걸?"


방긋방긋 웃으며 얘기하는 카코에 끌려서,

그것도 나쁘지 않지, 라고 생각했다.

"그럼, 해볼까나"

"응, 해봐!"

먼저 가서 기다릴게, 라고는 말 못 했지만




12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2:58:30.23 ID:wJzIkeocO 
이 카코짱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12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3:00:46.00 ID:QIlH57XN0 
이 갸르게 제목 알려줘!



126 :1[]:2009/08/25(火) 13:02:33.64 ID:9k1Z+XoP0 

나는 브라스 밴드부에 들어갔지만, 처음에는 처참했다.

왠만한 사람들은 중학교 때부터, 아니면 초등학교 때부터

하던 부원들 뿐이라,

악보도 못 읽고 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건, 나 정도였다.

하지만, 축구부와 수험공부로 단련된 인내심 덕분에, 그만두지 않았다.

그리고, 왠지 리듬감이 좋아서, 파카션 담당이 됐다.

이게 의외로 재밌어서, 드럼셋트를 8비트정도까지라면 칠 수 있게 됐다.




130 :1[]:2009/08/25(火) 13:06:16.41 ID:9k1Z+XoP0 

매일 즐거운 부활과, 공부가 바빠서

나는 카코랑 꽤나 못 만났다.

하지만, 이건 중학교 때도 그래왔고,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했다.


고1의 1년간은 깜빡할 사이에 지났다.

이 해의 발렌타인은 서로 사정이 있어서,

결국 엄마가 맡아두게 되는 패턴였다.

하지만, 나도 보답하지 않으면 이라고 드디어 신경 써서

화이트데이에는 쿠키를 가져갔다.


공교롭게도, 카코는 없었지만, 어머니께서 맡아주셨다.




134 :1[]:2009/08/25(火) 13:11:40.79 ID:9k1Z+XoP0 

그 날 밤, 집 전화가 울렸다.

우연히 엄마가 없었으니깐, 내가 받았다.


"네"

"아, 코짱? 카코입니다. 쿠키 고마워 ! !"

한 번에 외치는 카코때문에, 귀가 약간 울렸다.

"아, 아아,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니라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아. 정말 기뻐! 고마워 ! !"

이렇게 기뻐할 줄 알았으면, 전부터 줬으면 좋았을 텐데.


"올해는, 드디어 고등학교 수험이네"

"응, 나도, ○○고등학교 목표로 힘낼거야ㅋ"

"카코라면 괜찮을 거야"


엄마 말로는, 카코의 성적이 학년 중에서도 톱클래스라고 듣고 있었다.

"기다릴게ㅋ"

이번에는, 말했다.

"열심히 할게요ㅋ"





137 :1[]:2009/08/25(火) 13:15:30.68 ID:9k1Z+XoP0 

2학년이 되도, 변함 없는 나날였지만,

수험으로 바쁜 카코와 만날 기회가 줄었다.

그래도, 그야말로 여동생을 걱정하는 오빠 같은 마음으로

시험의 요점이나 참고하면 좋을 참고서 같은 걸 알려줬다.


그런, 여름 방학이 다가오는 어느 날.

나는, 옆 반의 여자애에게, 불렸다.



13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17:52.67 ID:2TjVc6t60 
아아아아아아아아


143 :1[]:2009/08/25(火) 13:19:31.74 ID:9k1Z+XoP0 

그 애는, 합창부의 T였다.

합창부는 같은 음악계의 부활이라, 교류도 있어서,

몇 번이나 얘기한 적도 있다.

짧은 머리의 예쁜 얼굴을 한 애였다.

"있잖아, 코스케군은 사귀는 애, 있어?"


방과후의 아무도 없는 계단에서, 이런 걸 물어왔다.

내 심장은 폭발직전까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니, 없는데..."

"그럼, 나랑 사귀자"

왠지, 기가 세고 스트레이트한 애였다.

그리고, 미인였다.

"응"

나는, 즉답했다.







149 :1[]:2009/08/25(火) 13:22:29.87 ID:9k1Z+XoP0 

카코의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한 순간 머리를 뺐겼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카코를 소중한 소중한 여동생 같은 존재로,

연애대상으로는 보지 않았다.

소꿉친구라는 건 그런 거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리얼로 여자친구가 있는 생활에도 동경하고 있었고

뭣보다 이렇게 예쁜 애가 고백해왔다는 사실에, 들떠있었다.


이렇게, 나와 T의 교제는 시작됐다.

 

 

 

출처 : https://expresso.tistory.com/

Posted by 노꼴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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