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19번째 포효

평소에도 생각하곤 했지만 당신은 잘생긴 편은 아니다. 디스하는게 아니고, 신기해서 자꾸 말하게 된다. 내가 줄곧 찬양하던 각종 연예인의 얼굴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흔한 외모인게.

내 글이 조금 고루하고 너저분할 수도 있지만, 잘생기지 않은 당신에 대해서 조금 적어보려 한다.

 

유난히 덥던 이번 여름, 나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평소에 내가 싫어하던 브랜드의 카페인지라 알바가기가 많이 귀찮았다. 그래도 또 구하기는 더 귀찮아서 그냥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날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출근해서 카운터에 앉아 웹툰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이 걸어들어왔다. 

'내 또래로 보이는데 부지런하네-아르바이트만 아니였다면, 9시는 나에게 한밤중이었을 것이다-'하는 생각에 흘깃흘깃 쳐다봤다.

 

눌러쓴 베이지색 모자에 평범한 반팔, 평범한 반바지, 수더분한 외모. 그리고 꽤 좋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하며 고개를 꾸벅.

 

-주문 도와드릴까요?

-네 아이스 카페모카요.

 

당신은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 모자와 옷 색깔 때문에 커다란 리트리버 같았다. 나온 음료를 받아들고는 감사합니다, 라고 중얼거리고 꾸벅거리더니 총총 사라졌다.

그날 당신은 그냥 수많은, 평범한 손님 중 한 명 이었다.

 

그 다음날도 당신은 비슷한 시간에 왔다. 문을 당기려고 힘을 줬다가 '미시오'를 봤는지, 어정쩡하게 미는 바람에 종소리가 요란했다.

 

.- 죄송합니ㄷ..

 

당신은 종소리에 놀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소심하네'라고 생각했다. 소심한 건 딱 질색이다. 당신은 어제와 같은 음료를 시켜놓고 기다렸다. 동아리 같은 걸 하나보다,라고 스치듯 생각하고 커피를 만들었다. 나온 커피를 양손으로 받아든 당신은 나보고 어제처럼 꾸벅 인사하고 나갔다. 뭔가 내가 형식적으로 인사가 하는 인사가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냄새나는 인사였다.

 

그 다음 날도 왔다. 이번엔 문을 제대로 밀고 들어왔고,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묘한 뿌듯함이 보여 속으로 웃었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표정이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그 전의 날들과 같은 음료를 주문했고, 같은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다가 같은 방향으로 사라졌다. 

학교나 집이 그곳인가 했는데, 몇 시간 뒤 우연히 당신이 아침에 사라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을 봤다. 

내일은 어디로 가나 봐야겠다고 혼자 다짐했다. 그리고 그런 날 놀리듯이 당신은 며칠 보이지 않았다. 인정하기 싫은데 꽤 궁금했다. 

손님도 몇 없었고, 뭔가 당신에 대해 추리하는 게 좀 재밌을 성 싶었는데.

 

일주일 쯤 지났을까 당신이 들어왔다.

머리를 했는지 하늘색 모자 사이로 삐친 머리카락들이 구불거렸다. 못내 반가웠지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반가워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이 반가움은 추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반가움이야!'라고 생각했다.

음료를 기다리며 당신은 전화를 했다.

 

-응 예그렇습니다, 며칠 뒤에 내려감다, 아 잘 챙겨먹고 있져, 아이고 걱정마시져, 응 영화보려고 나왔어, 아니 있어 걱정마,

어제? 조금만 마셨어 진짜로, 아이 믿으시죠, 응, 응 이따 또 하겠슴다 예 쉬십셔.

 

아마 부모님 같았은데, 말투가 친근해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말 사이사이에 낮게 웃을 때의 웃음소리가, 어...꽤, 매력있었다. 

그리고 역시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너스레를 떨 때 나오는 표정은 묘하게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자꾸 찾게되는 당신의 매력을 인정하는 게 민망해서 

'영화를 보는 거구나, 커피는 영화보면서 마시나보네'하는 생각들을, 그리고 당신의 웃음소리를 컵 속에 넣어버렸다.

 

평소처럼 음료를 받은 당신은 인사를 하다말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 잔을 더 주문했다.

캐리어가 필요없다고 말한 당신은 카페밖에 나가 방금 받은 커피를 목에 털어넣고 돌아왔다.

되게 멋쩍어 하면서 다음 커피를 기다리는 모습이 좀 웃겼다. 혹시 술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초코를 조금 더 넣었다.

이정도 호의는 누구나 베푸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조금 더 친절하게 인사했다. 형식적으로 들리지 않게, 톤도 부드럽게, 멘트도 다르게.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어, 아,네, 감사합니다 꾸벅꾸벅

 

받은 인사가 황송하다는 듯이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나가는 당신의 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그냥 봤다. 

묘하게 영화관 쪽으로 사라지는 뒷모습이 아쉬웠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두세시간 후 당신은 돌아왔다. 책을 들고.

같은 커피를 시켜, 조금 안쪽 자리에서 몇 시간 쯤 책을 읽었다. 당신이 책을 읽는 그 몇 시간 동안, 난 점점 많은 게 궁금했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봤는지 묻고 싶었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말 웃기게도 당신은 내 스타일이 아닌데, 내가 좋아할 만큼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난 당신을 고작 아르바이트생으로서 본 게 전부인데,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어이가 없었고, 쓸데없이 등판한 개똥같은 자존심 때문에 그 뒤로도 꽤 많은 시간을 당신에 대해 궁금해 하기만 하며 보냈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서 나는 '내가 말건다고? 내가 왜? 아니 솔직히 나 정도면 말 걸고 싶은 여자 아닌가?'라는 개똥같은 생각과 자존심을 버리기로 했다.

진짜 개똥에 대기도 미안한 바고같은 생각이었다. 대신 궁금증을 핑계삼았다. 이것저것 궁금해서 묻지 않고는 못배기겠노라고,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그리고 얄궃게도 당신은 내가 행동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부터 나타자지 않았다. 정말 내가 환상을 봤다는 듯이 당신은 발길을 뚝 끊었다.

 

개강이 다가올 즈음, 나는 알바를 그만두었고 대신 그 주변을 맴돌았다. 그 카페에 죽치기도 하고, 그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의 얼굴을 일일히 훔쳐보기도 했다.

집이 근처일것 같아 노래를 들으며 거리를 몇 시간씩 걷기도 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수없이 짜증이 났고 그래서 '아 더럽게 비싼 인연인가보네'라고 털어내려고도 해보았다.

근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애를 한 것도 아닌데 서글펐고 화가 났다.  한 번 만나보기라도 했으면 그때 느낀 단점을 계속 상기하면서 밀어낼텐데 그것도 안되는 상황이고,

'당신은 신포도야'라고 다독이기엔 너무 많은게 궁금했다. 미친. 만나본 것도 아닌데 자꾸 궁금증을 빙자한 내 마음만 부풀었다. 

잘생기지도 않은 그 얼굴을 계속 까내리려고 해도, 어느 샌가 그 얼굴은 웃고 있었다. 매력있게. 

 

하, 당신이 다시 태연하게 내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이젠 인정하기 싫다는 말은 하지 않을테니까. 인정한다. 당신이 보고싶다. 매력있다.

내 기억 속에서 조금씩 각색까지 이루어져서, 지금 당신은 더럽게 매력터진다. 지금 오면 내가 마음 죄다 꺼내줄 것 같다.

태연하게 와서 카페모카 달라고 해라. 백 잔, 천 잔도 사줄테니 같이 마시자.

 

난 요즘도 그 카페에서 내 입에도 안맞는 카페모카를 마신다. 

언제까지 이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잠겨죽기 전에 나에게 밀려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노꼴甲
,

439 :9k1Z+XoP0[sage]:2009/08/25(火) 20:10:58.55 ID:XzDvhOU0 

그로부터.


나는, 취직하고, 사회인 3년차.
카코는 반년의 휴학을 메꾸기 위해 열심히해서,
무사히 4년으로 대학을 졸업.
올해부터, 신 사회인으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길고 길었던 추억 얘기도 끝입니다.
여러분, 제 얘기를 들어주신 것과 따뜻한 리스를 감사드립니다.
리스 대답하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이걸로, 텐션도 높아졌습니다. 결의표명도 완벽하고.





자, 프로포즈하러간다 !  ! !





약속시간까지 맞출 수 있어서 다행이다ㅋㅋ

44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1:44.04 ID:2O04M6c0 

대단해




44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2:06.31 ID:bGIfgYSO 
! ! !



44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2:11.80 ID:zwyCMlwo 
주변에 말 못 했다는 건 그 뜻인가


45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2:31.98 ID:Hc8cV6SO 
>>439 그 보고도 잊지마라


45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2:37.29 ID:DmBzAkDO 
으오!!!

코짱 힘내라!

진짜로 힘내라 ! !


45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2:43.09 ID:c0OEVMSO 
>>439 
수고
갔다와!


455 :9k1Z+XoP0[sage]:2009/08/25(火) 20:12:43.02 ID:XzDvhOU0 

고로, 잠깐 다녀올게!




45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2:48.01 ID:Ppk9hzI0 
그 프로포즈 성공하면 손 잡고 있는 사진 업해줘
그것만으로도 좋으니깐 부탁이야 부탁할게


45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2:52.19 ID:ahdYIIDO 
프로포즈의 보고도 잊지마라


46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3:12.43 ID:A/Y8mUAO 
>>439 
다녀와, 힘내라
카코짱 행복하게 해줘라~

나도 공부 힘내야지



46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0:13:50.59 ID:BBAyNIAO 
프로포즈 떴다!!!! 



46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4:11.82 ID:fBP2VEAO 
했구나, 이봐



46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4:18.00 ID:ae780aA0 
정말로 대단해

프로포즈 힘내라 ! ! !


47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14:24.54 ID:wzrOHESO 
1!!! 
수고~




479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0:15:41.29 ID:XzDvhOU0 
아, 일단 닉 붙여두겠습니다



486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0:16:29.69 ID:XzDvhOU0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나 답게 달려가겠습니다 ! !


오늘은 좋은 날이다 ! !





50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21:23.55 ID:o1f1aB.0 
감동을 줘서 고마워 ! ! !
프로포즈 힘내라 ! !




51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0:22:56.40 ID:B35nLUDO 
잠깐 결혼하고 올게








605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09:22.68 ID:XzDvhOU0 
23시 전에 집에 바래다 준 나는 신사.



606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0:10.16 ID:.5jCQoDO 
왔다ーーー! 



60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0:15.44 ID:yBdrEJco 
>>605 
어서와




60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0:35.40 ID:W6hFvuko 
어서와~


60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0:46.81 ID:tiSjKASO 
어서와~
팬티 벗고 기다리고 있었어


61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1:09.87 ID:lnJkjQMo 
어서와!!! 


61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11:12.75 ID:jUmS.W6o 
오오! 어서와!!!! 



61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12:33.57 ID:M2IsNQY0 
신사 나타나다!!!!1 


622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16:51.95 ID:XzDvhOU0 
그럼, 조금만 보고하겠습니다.



630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19:40.10 ID:XzDvhOU0 

전부터, 내 연휴 마지막 날에, 식사를 하자는 약속을 잡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카코는 일 때문에, 것도 끝나는 게 8시라,

마중나가는 건, 8시 반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레도 깔끔하게 8시까지 보고를 마치고, 텐션도 높아졌고.


이거 아마 잘 될 거야!
그런 높은 텐션으로, 나는 출발했습니다.





634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24:25.19 ID:XzDvhOU0 

카코의 직장 앞에 차를 세우보니,
바로 카코가 사복으로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 기다렸어?"
"으응, 지금 막 끝났어"


말하면서, 카코는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습니다.
오늘은 문정도는 열어줘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손이 빨라서 못 했습니다.


카코가 차에 올라 타자, 차 안에 좋은 냄새가 퍼졌습니다.


"향수 바꿨어?"
"슬슬 가을답게ㅋ"



뭐가 여름 답고 뭐가 가을다운 냄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냄새라 문제 없다.





643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28:03.51 ID:XzDvhOU0 
비싼 레스트랑, 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실은, 대학 때 내가 일하던 레스트랑였다.


"어서오세요. 오랜만ㅋㅋ"

이미 전에 예약해놨다. 점장이 스스로, 마중나와주셨다.


"오랫동안 연락 못 드려 죄송해요"
"안녕하세요ㅋㅋ"

카코도, 학싱 시절부터 몇 번이나 간 적이 있어서, 점장하고도 안다.


오늘이라는 날에는, 반드시 여기에 오자고 다짐했었다.




648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30:14.34 ID:XzDvhOU0 

창가의 좋은 자리를 주셨다.


차를 위해, 차로 건배.
그리고, 식사를 시작한다.

"맛있네ㅋ"
"그치. 역시 여기 최고야ㅋ"


적당한 가격에 맛도 맛있습니다.




652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34:28.83 ID:XzDvhOU0 

"친가, 어땠어?"
"아니, 별로 안 바꼈더라ㅋ  라고 해야되나 아버지도 평범하게 일하고 계셨고, 토일에 드디어 쉴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주말이 아니면 힘들지."
"그치"


하지만 교통 정체에 걸리지 않았던 건 좋았다.


"왠지"
"응?"

카코가, 내 표정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


"평소보다, 더 방긋방긋 웃고 있네"
"그런가?"
"좋은 일 있었어?"
"그러게ㅋ"


텐션이 월등히 오를 동지들을 만났어.




655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38:15.17 ID:XzDvhOU0 

식사도 끝나고, 우리들은 가게를 나왔다.
그대로, 차로 카코를 바래다준다.

"아~, 내일부터 일이네"
"불만 말하지마. 난 오늘도 일였으니깐ㅋ"
"그야 그렇지"

그리고, 어느새 차는 카코의 집에 도착했다.




65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0:08.40 ID:jy/GDvYo 
도, 동지들이라니…우리들?(;;) 



65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0:35.26 ID:DmBzAkDO 
햣하~!


664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42:28.30 ID:XzDvhOU0 

"오늘은, 잘 먹었어ㅋ 다음에야말로 내가 낼게"
"기대할게ㅋ"

세워진 차 안에서, 이별을 아쉬워하는 대화를 한다.
카코에게 있어서는 아직 그것뿐인가, 나에게 있어서는,
더둑 더 중요한 장면이기도 했다.


"그럼, 슬슬 갈께ㅋ"
"잠깐만"

나는, 카코의 손을 당겼다.

당겨진 손은 오른 손이다.


"이 쪽 말고 !"
" ? ?"


나는, 카코의 왼손을 당겨서, 그 약지에, 반지를 껴줬다.

"아....."



카코는, 숨을 삼켰다.




66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3:22.78 ID:Hc8cV6SO 
꿀꺽



66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43:33.37 ID:0GPxTLc0 
가가가가아아아안다아아아아아아


66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3:55.05 ID:jUmS.W6o 
후우・・・ 


67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4:02.76 ID:DmBzAkDO 
못 참겠어!

숨을 못 쉬겠어! 코짱! 힘내라!


677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45:43.69 ID:XzDvhOU0 

"카코, 고백했을 때에도 얘기했찌만, 난 카코가 아니면 안 된단 말이야"


난 그렇게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얘기했다.
안 그러면, 더듬을 것 같았으니깐


"그러니깐, 계속 내 곁에 있어줘.......결혼해줘."




카코의 눈에서, 눈물이 펑펑 흐른다.


"........기뻐...고마워"



67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6:11.68 ID:FTj3mQMo 

왔다





67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6:22.73 ID:W6hFvuko 





68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6:59.10 ID:Db4GVAY0 
아침부터 계속 보고 있었지만 이제 한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축하해




68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7:10.11 ID:GtpMsrYo 
좋았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거야 ! ! ! 이걸 위해서 나는 오늘 하루 쉬었어




685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7:33.96 ID:DmBzAkDO 
좋았어어어어어어!! 




68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8:06.61 ID:SS46CwDO 
축하해! 축하해!
축하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




69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49:11.04 ID:jy/GDvYo 
축하해 ! ! ! !
정말, 정말 다행이다 ! !




69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49:16.08 ID:o1f1aB.0 
코짱, 카코짱
축하해!!!!! 




696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49:52.59 ID:XzDvhOU0 

"그건 OK로 받아드려도 되는 거죠?"

카코는, 말 없이 끄덕인다.

"해! .....다~~~"

전에 큰 소리라 혼나기도 했고, 밤이기도 해서, 작은 목소리로 기뻐했다.


"코짱!"

카코가 달려들어, 운전석의 나한테 안겨왔다.

"고마워...나, 코짱을 좋아하게 되서 정말 좋았어"

"그건 나도야ㅋ   카코, 고마워......."


그리고, 말의 의미를 잃어,
우리들은 입술을 마주했다.




701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51:05.72 ID:XzDvhOU0 

이렇게, 보고는 이상입니다.

뭐라고 해야되나, 그...
이얏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우우! ! 




70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51:12.33 ID:yS5HcQwo 
축하해



70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51:29.06 ID:W6hFvuko 
제기랄 이 자식
부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한다ヽ(´ー`)ノ
 










730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55:22.07 ID:XzDvhOU0 
이걸로 되나?

 

 


망했다, 반지 준 뒤에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가게에서 찍었으니깐(^^; 



735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56:14.52 ID:jy/GDvYo 
코짱, 이제부터가 스타트야
아, 그 전에 아버지랑 결전인가ㅋㅋㅋ
 








74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57:19.53 ID:Ahp3GO60 
마음속에서부터 축하한다!!! 
나도 >>1한테 반했어!! 



745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57:37.29 ID:goD0mYco 
>>1 너무 멋지잖아・・・ 





75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23:58:51.74 ID:Hc8cV6SO 
>>730 축하해

     _∧_∧ 
    ((∀`/^) 
    /⌒  ノ 
  /(_丿ソ" 
  Lノ ||| 
만세 해냈다 축하해
  ∧_∧ ∧_∧∧_∧ 
(^(´∀`)・∀・(丶  ) 
`丶  ハ  ハ  ノ 
  ノ r V  |/ o| 
(_ノ丶_)/丶_(_/i_ノ 



75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23:59:16.22 ID:o1f1aB.0 
이런 멋진 연애하고 싶어어어어어어 ! !

둘 다 행복해져라!




752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5(火) 23:59:17.10 ID:XzDvhOU0 

축하 코멘트, 감사합니다!




768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6(水) 00:04:00.70 ID:zk9nYoE0 

사진 속, 글자도 잘 안 보이네
일단, "코스케&카코"라고 써놨습니다.
ID메모하는 거 잊어버렸엉.


참고로, 사진 찍을 때 스레에 대해서 얘기해버렸습니다ㅋ





77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6(水) 00:04:55.70 ID:kD3pvBU0 






806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6(水) 00:13:47.95 ID:zk9nYoE0 
S는 그 뒤, 여자친구하고 헤어지거나 다시 사귀거나, 헤어지거나
다른 애랑 사귀거나 또 헤어지거나 여러가지 있었지만,
작년, 첫 여자친구하고 결혼했습니다ㅋ
것도 그 녀석, 지금, 공무원입니다. 무책임한 주제에ㅋㅋ




82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 :2009/08/26(水) 00:16:43.56 ID:VanobiY0 
T는 어떻게 지내?


835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6(水) 00:21:09.44 ID:zk9nYoE0 
T는 결국 합창부의 남자친구하고도 헤어져서, 동경의 대학에 간 모양입니다.
그 뒤에는 모르겠습니다. 고3때는 공부하느라, 제정신이 아녔습니다(^-^; 


83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6(水) 00:23:03.05 ID:qc3T7cDO 
좋아 알았어.
오늘은 멋대로 이 밤중에 이 세상 끝까지를
들려줄게.
내 무의미한 축하 선물이다!
 








845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6(水) 00:24:52.99 ID:zk9nYoE0 
>>839 
나도 드럼이라면 칠 수 있어!
기분은 세션이죠!




850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2009/08/26(水) 00:26:35.63 ID:xKJYmLw0 
>>839 
그럼 난 노래부르고 싶어!

사와오처럼 부를테니깐 아위에~








858 :9k1Z+XoP0 ◆dLtM7Jdk7U[sage]:2009/08/26(水) 00:30:00.74 ID:zk9nYoE0 
>>850 
갈 수 있으니깐 가는게 아냐!
갈 수밖에 없으니깐 가는 거야!
가자, 이 세상 끝까지!

사아오씨 너무 멋져 ㅋㅋㅋ




86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6(水) 00:33:31.16 ID:59X9aMDO 
축하해 ! ! !
뭐랄까 이런 얘기는 들어버릴 때마다 행복해지더라~ㅋㅋ

이제 잘 수 있을 것 같애




991 :9k1Z+XoP0 ◆dLtM7Jdk7U[sage] :2009/08/26(水) 01:21:15.88 ID:zk9nYoE0 

자기 전에, 한 마디.

여러분, 아침부터 이런 늦게까지,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상당한 리스는 대답도 못 했지만, 제대로 다 읽었습니다.

모두의 응원이 힘이 됏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기쁨과 사랑을 담아주신 모두의 덕분에

마지막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염원하던 프로포즈도 해냈습니다.

전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와 카코는, 행복한 부부가 되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 !




88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6(水) 00:40:48.84 ID:qc3T7cDO 

가자! 이 세상 끝까지!
 

 

 

출처 : https://expresso.tistory.com/

Posted by 노꼴甲
,

187 :전스레1[sage] :2009/08/25(火) 17:43:59.02 ID:9k1Z+XoP0 
돌아왔습니다,
>>1 정말 감사드립니다!



218 :전스레1[sage] :2009/08/25(火) 17:49:16.85 ID:9k1Z+XoP0 

계속합니다


"자네때문에, 딸이 상처 받았다. 그건 사실이다."


연인도 아니라고, 라는 말 보다,
상처 받았다, 라는 말이 나한테는 더 쇼크였다.


또다. 또 나는 카코한테 상처를 줬다.
이번에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이다.
난 역귀냐? 그런 것 조차 진지하게 생각했다.

(전염병을 퍼뜨린다는 귀신)

 

 

 

234 :전스레1[sage] :2009/08/25(火) 17:52:58.89 ID:9k1Z+XoP0 

"오늘은, 가겠습니다"
"그래주게"

아버님은 나를 보지 않은 채 뒤돌아서, 병원에 들어가셨다.


풀이 죽은채, 비틀비틀거리며 나는 집에 갔다.
그대로 이불을 감싸, 그냥, 울기만했다.
한심하지만, 우는 것말고는 할 수 없었다.



267 :전스레1[sage] :2009/08/25(火) 17:58:27.70 ID:9k1Z+XoP0 

결국, 카코가 입원해있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문병하러 왔던 모든 남자가 못 만난 모양였다.


그래도, 나는 병원에 다녔다.
매일, 접수처에 문병품을 전해주기만 하는 나날였다.

그런 2주째의 어느 날.


"실례합니다, 타나카입니다만..."
"아아, 타나카군"

접수처 쪽에서도, 나를 희미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입원한 사사키씨에게, 이걸..."
"아, 못 들었어? 사사키씨, 퇴원했어"



나는, 손에 들던 꽃을 떨어뜨렸다.








이 뒤, 스크립트 방해로 인해 스레가 떠어지고
다음 스레에 계속됩니다






1 :9k1Z+XoP0[]:2009/08/25(火) 18:04:57.05 ID:XzDvhOU0 

여기면 되려나





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8:05:20.25 ID:3YNOkuAo 
>>1 수고



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8:05:32.44 ID:ARRvVLs0 
수고



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8:05:42.93 ID:wsjZe9Yo 
수고~



42 :9k1Z+XoP0[]:2009/08/25(火) 18:11:20.67 ID:XzDvhOU0 

일단, 마지막 리스로부터




결국, 카코가 입원해있는 동안,
나는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문병하러 왔던 모든 남자가 못 만난 모양였다.


그래도, 나는 병원에 다녔다.
매일, 접수처에 문병품을 전해주기만 하는 나날였다.

그런 2주째의 어느 날.


"실례합니다, 타나카입니다만..."
"아아, 타나카군"

접수처 쪽에서도, 나를 희미하게 기억하고 계셨다.

"입원한 사사키씨에게, 이걸..."
"아, 못 들었어? 사사키씨, 퇴원했어"



나는, 손에 들던 꽃을 떨어뜨렸다.





56 :9k1Z+XoP0[]:2009/08/25(火) 18:16:02.29 ID:XzDvhOU0 
이미 퇴원했다고?


나는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병원을 빠져나와
바로 카코의 집에 향했다.


위치는 대충 들었었고, 집 주소도 알고 있었으니깐,
의외로 금방 카코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인터폰을 누른다. 카코는 만나주려나?


안에서, 카코의 어머니가 나오셨다.





66 :9k1Z+XoP0[sage]:2009/08/25(火) 18:21:42.18 ID:XzDvhOU0 
"코스케군..."

어머님은, 약간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어서와, 올라와"
"네,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어머님이 일러주신대로, 거실로 들어갔다.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어머님이 차를 가져오셨다.

"아, 신경 안 써도 되요"
"미안해, 서두르고 있어서. 나도 아까 돌아왔거든"

아까, 돌아왔다?

"저기, 카코, 아니 카코씨는..."
"요양을 위해, 야마구치의 시골에 갔어. 어제부터"


야마구치에는, 카코의 조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76 :9k1Z+XoP0[sage]:2009/08/25(火) 18:27:39.80 ID:XzDvhOU0 

"체력 쪽은 괜찮아졌는데, 마음 쪽이..."
"........"
"나도, 바깥 사람때문에 한 번 돌아왔지만, 내일 모레는 또 갈거에요"
"저, 대학 쪽은..."
"아마, 휴학이지"


나는, 머리를 맞은 것 같은 기분였다.

".......남자인 사람한테, 과격하게 떨어버리게 됐어. 남편이나 아버님한테는, 괜찮아졌지만..."


어머니는, 계속하셨다.

"아버님 댁은 시골이라, 주변에 젊은 사람도 없으니깐, 요양하기에 좋다고, 남편이..."
"병원에는, 안 가도 되는 건가요?"
"입원은, 그 애가 싫어해서.......그래도, 병원이 근처에 있는 것 같으니깐"




96 :9k1Z+XoP0[sage]:2009/08/25(火) 18:33:06.00 ID:XzDvhOU0 

나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심한 말을 한 것 같은데"

어미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자식사랑이 심한거니깐, 너무 신경쓰지마. 코스케군은, 아무것도 나쁘지 않아. 그 사람도, 알고 있어"
"그건........아뇨, 역시 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사과하지마. 그 애도, 널 탓하지 않았어. 반대로, 자기를 탓했어"
"네?"


나는, 그 때 처음 들었다.
카코는, 내 말을 안 듣고 전화하지 않고 역에서 혼자 오려고 한 것은,
알바로 지쳤을 나를 생각해서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가 내 말을 듣고 전화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라고 자기를 탓하고 있던 모양이다.




110 :9k1Z+XoP0[sage]:2009/08/25(火) 18:38:53.40 ID:XzDvhOU0 

"그래서, 코스케군이 책임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어..."


나는, 바보였다.
또 나 혼자 풀이 죽어서, 카코의 마음을 못 보고 있었다.
이렇게 되도, 카코는 나를 걱정해주는 구나.
그렇다면, 나는, 달리 해아할 일이 있을 것이다.
카코가 자기 병하고 싸우고 있는데, 내가 도망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힘차게 일어났다.

"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깐, 자기 몸을 제일 먼저 생각해줘, 라고 전해주세요"
"어, 네에. 알았어"


갑자기 각오가 다져진 내 모습에 어머니는 놀라셨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미소로 배웅해주셨다.





123 :9k1Z+XoP0[sage]:2009/08/25(火) 18:44:24.11 ID:XzDvhOU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카코가 돌아왔을 때, 기댈 수 있는 남자가 된다. 그것밖에 없잖아.

예를 들어, 카코가 대학에 돌아오지 못 했다하더라도
평생 기댈 수 있는 그런 남자가 되줄게.

세번 째, 내 안에 스윗치가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는 취직활동 한참일 때였다.
난, 가볍게 중단하고 있던 취직활동에 몸을 던져,
이건 또 정말 죽어라 열심히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까지 일자리를 생각한 적 없었지만,
가능한 지금 살고 있는 곳 근처를 찾기로 했다.


회사 설명회에도 선배의 방문도 발 바쁘게 다녔고
주변에 지지 않을 정도로 한 자신은 있었다.




133 :9k1Z+XoP0[sage]:2009/08/25(火) 18:47:08.41 ID:XzDvhOU0 
그래고, 4학년.
제 1지망인, 내정이, 결정됐다.
그건 꽤나 큰 메이커로, 대학하고 같은 현에 있는 게 다행였다.

나는 안심하고, 이번에는 졸업에 집중했다.


그래도, 카코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139 :9k1Z+XoP0[sage]:2009/08/25(火) 18:50:53.59 ID:XzDvhOU0 

여름 방학도, 이제 끝날 것 같은 9월.

아직, 카코가 돌아왔다는 연락은 없다.
이대로, 퇴학해버리는 건 아닌지.
내 안에서, 불안감이 넘쳤다.

한 번, 그렇게 생각해버리면 견딜 수 조차 없어지는게 내 나쁜 버릇이다.
나는, 가볍게 한 번, 카코의 집에 갔다.



역시, 카코는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돌아오셨다.




148 :9k1Z+XoP0[sage]:2009/08/25(火) 18:54:53.17 ID:XzDvhOU0 

"어머, 오랜만이네, 코스케군"

어머니는, 옛날의 그 명량함을 다시 회복하셨다.
그리고, 또 거실로 안내해주셨다.


"대학은 어때, 순조로워?"
"네, 덕분에 어떻게든, 취직도 결정되서"
"어머어머, 잘 됐네ㅋ"


기분도 좋아 보이시고, 혹시라도, 카코는 돌아오는게 아닐까?
그런 기대를 가슴에 품은 채 물어봤다.





"저기, 카코씨는, 건강한가요?"



160 :9k1Z+XoP0[sage]:2009/08/25(火) 18:59:11.40 ID:XzDvhOU0 

"건강해, 이제 좋아졌어. 하지만..."


약간, 어머니의 표정에 구름이 꼈다.


"집에 오는 남자랑 만나는 건 이제 괜찮은데, 길에 나서면, 아직 역시 불안한가봐"
"그렇군요"
"이제 얼마 한 발자국 남았는데, 나아가질 못 하는 것 같애서. 그것만 할 수 있다면 정신도 안 정됐고, 이제 괜찮다고 의사선생님도 말씀하셨는데..."


나는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 카코씨 만나러 가면 안 됩니까?"




162 :以下、VIPにかわりましてパー速民がお送りします[sage]:2009/08/25(火) 18:59:56.61 ID:MnU/.E2o 
대단한 녀석이야・・・ 



165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00:35.10 ID:sKaNC.AO 
가라아아아아 힘내라아아아아아



166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00:42.00 ID:DmBzAkDO 
힘내라 코짱

힘내라!


176 :9k1Z+XoP0[sage]:2009/08/25(火) 19:04:36.12 ID:XzDvhOU0 

이 반년 이상 동안, 나는 카코의 연락을 기다렸다.
혹시라도, 핸드폰이 울리지 않을까
마중나오라고 해주지 않을까



그런 걸 생각했지만, 역시, 연락은 없었다.
혹시라도 카코는, 이미 날 잊어버리고 싶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책임을 느끼지 말라고 했던 것도, 이제 잊어달라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눈 앞에서 들을 때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좋아ㅋ"

어머니는 시원하게 승락해주셨다.

"이번 주말에 나도 야마구치에 갈거니깐, 같이 갑시다"
"아,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드디어 카코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하늘에도 오를 수 있을 기분였다.





194 :9k1Z+XoP0[sage]:2009/08/25(火) 19:09:59.95 ID:XzDvhOU0 

주만, 토요일
나는,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서, 야마구치에 향했다.


기차를 내려서 열차에 갈아타서, 긴 여행이다.
그런 긴 시간, 어머니는 나와 있는게 꽤 어색하셨는지
어머니는 잡지를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긴 여행에도 익숙해지신 모양이라,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서, 다행였다.

그리고, 마지막 버스를 내리자, 할아버지가 차로 마중나와계셨다. 이미 저녁이다.


"잘 왔네"

카코의 할아버지는, 너무나도 사람이 좋아보이는 인상으로,
실제로도, 정말 좋은 분이셨다.
나도 환영받았지만, 뭔가 착각하고 계셨을 지도 모르겠다.



206 :9k1Z+XoP0[sage]:2009/08/25(火) 19:14:02.93 ID:XzDvhOU0 

집 앞에는, 할머니도 계셨다.
우선, 어머니가 다가가서

"시어머님, 폐를 끼치겠습니다. 카코는 어디에 있나요?"
"뒤의 정원에 있어"

할머니는 방긋 웃으시면서 말하면서, 나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셨다.
나도 서둘러 인사한다.

"아, 저기, 저, 타나카라고 합니다, 이 번에는~"
"됐으니깐, 카코랑 만나고 오렴 ㅋ"

어머니는 쓴웃음지으면서 등을 밀어주셔서,
나는 크고 오래된 집을 한 바퀴 돌아서, 뒷 정원을 찾았다.




225 :9k1Z+XoP0[sage]:2009/08/25(火) 19:18:59.34 ID:XzDvhOU0 

정원에는 큰 숲이 보이고, 그 넘어로는 바다까지 보였다.
그 바다의 노을을 보고 있는, 카코가 있었다.



"........카코"


내가 부르자, 돌아보는 카코.


조금 말라서, 얼굴색도 하얘졌지만,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그리워서,
그리고, 또 어딘가로 사라질까봐 무서워서,
당장에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따.


카코는, 남자를 무서워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도 괜찮을 지 안 될지
몰라서,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카코.....나 왔어"




22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19:43.92 ID:Ahp3GO60 
왔다왔다왔다!! 



23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20:36.02 ID:sKaNC.AO 
왔다━━━━━━(゚∀゚)━━━━━━ !! 
두근두근




245 :9k1Z+XoP0[sage]:2009/08/25(火) 19:24:24.53 ID:XzDvhOU0 

도중에, 카코는 볼을 부풀려서, 이 쪽으로 쿵쿵 다가왔다.

아까까지의 꿈 같은 인상하고 전혀 다르다.

"느~~~~~려~~~~~! !"


내 눈 앞에까지 오자, 카코는 힘껏 소리쳤다.

"아, 네?"
"지금까지 왜 냅뒀어! 그렇게 밥도 만들어줬는데 ! 귀여운 소꿉친구가 걱정되지도 않았어 ! !?"

한 번에 분을 토하는 카코의 기세에 밀려, 나는 두 세발 뒤로 물러섰다.

"아, 아니, 메일이라든지 전화도 없었고..."
"그치만 나, 그 때 핸드폰 부서졌단말이야! 바로 새로 샀지만, 연락 전혀 안 했잖아..."


아차차차차차. 또 해버리고 만건가 나란 녀석은.





24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25:10.86 ID:DmBzAkDO 
힘내라 코짱!

힘내라!





264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27:25.50 ID:Pp4zccAO 
뭔가가 뚝뚝・・・어라?



270 :9k1Z+XoP0[sage]:2009/08/25(火) 19:29:28.58 ID:XzDvhOU0 

아니, 그렇다고 해도

"나, 남자, 를 피하고 있다고 들었으니깐, 별로, 그..."


말이 잘 안 나온다.
하지만, 카코한테는 전해진 모양이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코짱을 무서워할 리가 없잖아ㅋ"
"그, 그치만 남자 모두라고..."
"예를 들어 다른 남자가 모두, 나를 괴롭혀도, 코짱은 살려줄거잖아....처음에 만났을 때처럼"

카코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때처럼, 그 손을 잡았다.

"......가자"
"응ㅋ"


나는, 카코의 손을 당겨서, 걸었다.




291 :9k1Z+XoP0[sage]:2009/08/25(火) 19:32:42.55 ID:XzDvhOU0 

"정말은 있잖아, 여름 방학 중이 승부였어"
"어?"
"여름 방학 중에 마중 안 왔으면, 이 쪽에서 가서 패러 갈 생각였어ㅋ"



뭐라고 ! ?

"그, 그럼 거리에 나가지 않으면..."
"전혀 괜찮아. 여름 방학 전에는, 혼자 장보러 갔다왔어. 시기도 괜찮으니깐, 2학기부터는 복학하려고 해서"







어떻게 된 겁니까, 어머님 책사 ! !





307 :9k1Z+XoP0[sage]:2009/08/25(火) 19:36:02.46 ID:XzDvhOU0 

그리고, 그 날부터 이틀간 나는 할아버지 댁에 신세를 지고
(잘 때는 혼자였어!)
카코와, 어머니와 함께, 대학이 있는, 우리 마을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걸로 해피 엔드, 일 리는 없다.


나에게는, 중대한 일이 한 가지 남아있었다.

그건, 아버지의 공략이다.





323 :9k1Z+XoP0[sage]:2009/08/25(火) 19:38:54.82 ID:XzDvhOU0 

2학기가 시작해서, 첫 일요일.


나는, 카코의 집 앞에서 왔다.
카코한테 부탁해서, 아버님과 얘기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카코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니, 이건 마무리인거야, 내 나름."

나는, 양복까지 입고, 기합을 넣었다.






308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36:22.74 ID:LlxVk4.0 

피로우즈의 파트리시아가
내 머릿속에서 엔딩테마로 흐르고 있어서 왠지 지금 좀 그래…
 








330 :9k1Z+XoP0[sage]:2009/08/25(火) 19:40:38.45 ID:XzDvhOU0 

나도 피로우즈 좋아하고 여기는 세계의 끝까지라고 생각해.






336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43:09.47 ID:SS46CwDO 

됐으니깐 계속해! 코짱!

그리고 이 세계의 끝까지 
 








350 :9k1Z+XoP0[sage]:2009/08/25(火) 19:46:39.37 ID:XzDvhOU0 

>>336 
아차, 이 나라는 녀석이(^-^; 




344 :9k1Z+XoP0[sage]:2009/08/25(火) 19:45:06.32 ID:XzDvhOU0 

그리고, 집 안에 들어가자, 또 어머니가 안내해주셨지만,
이번에는 거실이 아니라, 개인실였다.
그 곳에는 체격 좋은 아버지가 정좌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박력 있었지만,
여기서 풀이 죽어있을 수는 없다.


"실례합니다"

나는 취직 활동으로 터득한 문 여는 스킬로 멋지게 소리도 나지 않고 입실했다.

"음"


끄덕이시는 아버님 앞에, 정좌하는 나.


"오랫동안 연락 못 드렸습니다, 타나카코스케입니다."
"음"
"실은, 오늘은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잡담은 필요없다, 단도직입! 




359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49:00.03 ID:FTj3mQMo 
아저씨 엄해보이네ㅋㅋ
그래도 인상 좋아보여



36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49:18.14 ID:DmBzAkDO 
위압감때문에 그렇게 들린거겠지ㅋㅋㅋ



368 :9k1Z+XoP0[sage]:2009/08/25(火) 19:51:44.04 ID:XzDvhOU0 

"저는, 카코씨를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생 두번 다시는 상처 받지 않게 지키겠습니다!"
"........"
"그러니깐, 카코씨에게, 결혼을 전제로한 교제를 위해 고백할 허가를 주세요!"



순서는 엉처리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한 번 아버님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들은 인간이다.
그러니, 아버님의 허가 없이는 카코한테 다가갈 수는 없었다.
그런 걸,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풋"


벽 뒤에서, 어머니가 뿜는 소리가 들렸다.

"왜, 왜 아빠한테 ? ? ///"

카코의 쑥쓰러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아버님은, 천천히, 끄덕였다.


"음"





37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52:30.36 ID:5cFvlN.o 
그러니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7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53:08.19 ID:FTj3mQMo 
아줌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뿜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83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53:53.64 ID:bGIfgYSO 
음은 양보할 수 없는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88 :9k1Z+XoP0[sage]:2009/08/25(火) 19:56:27.51 ID:XzDvhOU0 

"뭐라 해야되나, 자네는 여러가지 벗어났네"

아버님은 쓴웃음으로 말씀하셨다.

"아, 넵...자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 딸을 향하는 마음은 전해졌다. 고백할 허가는 하마ㅋ"


해냈다 ! 나는 마음 속에서 승리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결혼은 별개다! 딸은 아직 학생이고, 자네도 학생이다.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 애초에, 결혼이라는건..."
"여보, 당신은 카코를 시집보내고 싶지 않은 거잖아ㅋㅋㅋ"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졌는지, 웃으면서 어머니가 방에 들어오셨다.

"정말, 코짱은 정말.......///"

카코가 새빨개져서, 방에 들어오지도 못 한다.

"하하....."

나는, 쑥쓰러워져서 웃는게 고작였다.




391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9:57:38.61 ID:aL.hf.Yo 
전력으로 부러운데・・・・ 


392 :이하, VIP를 대신해 파속이 전해드립니다[]:2009/08/25(火) 19:57:53.22 ID:Ahp3GO60 
좋겠다 좋겠다


413 :9k1Z+XoP0[sage]:2009/08/25(火) 20:02:27.16 ID:XzDvhOU0 

기세로 식사까지 먹고 나서,
나는 카코한테 배웅 받으면서, 카코의 집을 나섰다.


"정말, 왜 이렇게...."

카코는 아직도 중얼거리고 있다.

"아니, 그래도 좋았잖아, 마무리도 지었고ㅋ 그럼, 또 내일 봐!"
"자, 잠깐만! 뭐 잊어버리지 않았어 ! ! ?"

걸어가려했지만, 서둘러 카코의 곁으로 돌아왔다.

"농담이야ㅋ......음 그러니깐, 뭐야......"

갑자기 쑥쓰러워졌다.
카코는, 조용히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카코, 좋아해! 이젠, 정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해!"
"뭐, 뭐야 그거"
"난, 카코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어 ! 전부 카코 덕분이야, 고마워!"
".........."
"그러니깐, 난 카코가 아니면 안 된단 말이야. 나랑 사겨줘 ! !"


한적하고 고요한 주택가에, 내 우렁찬 목소리만이 울렸다.




423 :9k1Z+XoP0[sage]:2009/08/25(火) 20:06:32.47 ID:XzDvhOU0 

"정말, 부끄럽다니깐//"

카코는, 내 입을 막는다.
그 손을 잡아서.

"그래서, 어떤 거야?"
"......어쩔 수 없지, 주변에도 다 들렸으니깐, 사겨, 줄게 //"



새빨개진 카코의 뺨.


"해냈다 ! 해냈다~~~~! !"
"자, 잠깐만..."

나는 카코를 안아, 다시 한 번 외쳤다.







곧 있어, 아버님에게 "주변에 폐 끼치지마" 라고 혼났던 것도

좋은 추억이기도 하다.

 

 

출처 : https://expresso.tistory.com/

Posted by 노꼴甲
,

155 :1[]:2009/08/25(火) 13:25:19.01 ID:9k1Z+XoP0 

T는 기가 세고, 데이트할 때도 먼저 장소를 고르고
당기는 타입였다.
나는 여자친구가 생긴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고,
그 편이 편했다.


서로, 부활이나 공부로 바빴지만,
그래도 맞는 시간을 찾아서 쇼핑하거나, 영화를 봤다.
그건 엄청 즐거운 나날였고, 지금도 그걸 후회하지 않는다.


160 :1[]:2009/08/25(火) 13:28:46.97 ID:9k1Z+XoP0 

첫 핸드폰도 생겼고, 메일도 매일 했다.

그거랑 비례해서, 카코랑 만난 기회는 줄었다.

카코는 아직 핸드폰도 없었고, 학원이랑 집이랑 학교의 왕복으로,

나랑 만늘 시간따위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T랑 사귀기 시작해서 한 달 지났을 무렵,

부활을 마치고 둘이서 맥도날드를 들렸다, 나왔을 때였다.


마침 학원 끝난 길였겠지, 카코랑 만났다.



166 :1[]:2009/08/25(火) 13:33:35.66 ID:9k1Z+XoP0 

"어라, 코짱?"

먼저 눈치챈건 카코였다.

"오오, 카코, 오랜만. 학원 끝났어?"

"응"

대답하면서도, 카코는 T가 신경 쓰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아, 이 쪽은 같은 학교의 T씨."

"안녕"

T의 인사에 맞춰, 카코도 고개를 숙인다.

"T는, 내 여자친구야"

"에?"

카코는 눈을 크게 떠서, 나와 T를 교대로 봤다.




16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36:39.80 ID:ySK/OHUe0 
가지고 노는 거 아니라고



16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37:24.72 ID:IJJOlTYvO 
코짱 바보오오오오오오오오




169 :1[]:2009/08/25(火) 13:38:04.43 ID:9k1Z+XoP0 

"코, 코짱 여자친구 생겼구나! 대단해!"

카코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한테 소리를 질럿다.

"그, 그러게"

나는 쑥쓰럽게 고개를 숙인다.

T는 신기한듯한 표정을 짓고, 나랑 카코를 번갈아봤다.

"그럼, 나 갈게"

"어어, 조심해서 가."

카코는 자전거에 타서, 맹렬하게 가버렸다.

".......그 애, 중학생이지?"

카코의 뒷모습을 보면서, T가 물어봤다

"응, 같은 단지의, 음 소꿉친구야"

"후응~"

T는 납득한 것처럼 끄덕였다.




17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38:34.38 ID:1PPta8Fj0 
씁쓸하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애     씁쓸하네




176 :1[]:2009/08/25(火) 13:44:57.72 ID:9k1Z+XoP0 

그 뒤에도, 딱히 관계가 바뀔 일은 없었다.

여전히 T랑은 사귀고 있었고,

카코랑은 만날 때마다, 근황을 얘기할 듯한 관계였다.

카코는 성적 상위를 유지하고 있던 모양였다. ○○고에는 틀림 없이 가겠지.


겨울 어느 날, T가 우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시험 기간이라 부활도 없고, 시험 공부를 하기 위한 명목이다.

시험이 끝나고, 그대로 둘이서 우리 집으로 직행했다.




17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50:09.94 ID:SrIr0VMc0 
싫은 예감



179 :1[]:2009/08/25(火) 13:50:58.78 ID:9k1Z+XoP0 

우리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연 그 때.

거실 쪽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양쪽, 들어본 적이 있다.

한 명은 엄마. 그리고, 또 한 명은.


"카코, 왔었네"

"아, 코짱, 잠깐 왔어ㅋ"

엄마랑 카코는, 카코가 가져온 듯한 과자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빠의 출장 선물이야ㅋ 코짱도..."

문득, 카코가 말을 끊는다.

내 뒤에 T가 있다는 걸 눈치챘으니깐 이겠지.


"어라, T짱 어서와ㅋ"

"안녕하세요"

T랑 우리 엄마는, 2번 정도 본 적이 있다.

"시험 공부, 도움 받기로 해서 왔어요"

"어머어머. 그럼 코스게 확실히 가르쳐줘ㅋ"

참고로 T의 성적은 나보다 훨씬 높다.




181 :1[]:2009/08/25(火) 13:55:50.09 ID:9k1Z+XoP0 

"아, 저, 갈게요!"

카코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갈 준비를 시작한다.

"어머, 좀 더 천천히 하다가면 좋은데."

"아뇨, 괜찮아요, 시험 공부 방해 될 거고..."

그렇게 말하면서, 서둘러 현관을 향하는 카코.

"그럼, 다음에 봐"

"오, 선물, 고마워"

카코는 나한테 손을 흔들면서, T한테 인사하고, 돌아갔다.

나랑 T는, 내 방에 들어간다.

"그 애, 저번에 봤던 애지"

"응"

"자주 놀러 오는 거야?"

"아니, 정말 안 와. 초등학생 이후로 처음 아녔을까"

"후웅~"


T는 신경 안 쓰는 것처럼 말했지만,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 날 따라 온 것은, 정말이였다.





183 :1[]:2009/08/25(火) 13:58:05.31 ID:9k1Z+XoP0 

그리고 겨울 방학이 지나, 새해.

나랑 T는 설날에 신사를 가거나 첫키스를 하거나,

새해의 스타트는 순조롭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좋은 일은 계속되지 않는 법이지.

올해도 또, 발렌타인이 다가온다.





18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00:24.54 ID:QIlH57XN0 
어째서 이렇게, 이 세상은 불공평한거냐고・・・ 
나도 이런 고등학교생활 보내고 싶었어・・・ 




18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00:31.06 ID:SrIr0VMc0 
서, 설마・・・ 



188 :1[]:2009/08/25(火) 14:03:38.48 ID:9k1Z+XoP0 

발렌타인 당일.

나는 T가 집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니, 핸드폰이 울렸다.

"잠깐, 밑에 와봐"

T한테서 온 메일였다.

왠지 비슷한 일이 전에도 있었지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두근두근거리며 집을 나섰다.

공원의 가로등 밑에, T가 있었다.

"여~"

"여~. 자, 이거"

T가 나한테 내밀었던 것은, 틀림 없이 쵸콜렛였다.

"오, 고마워"

"부활로 바빠서 사러 가지 못 해서, 드디어 오늘 샀어ㅋ"

그래서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던 건가

"일부러, 고마워. 기뻐ㅋ"




194 :1[]:2009/08/25(火) 14:08:27.86 ID:9k1Z+XoP0 

그 때였다.

건너편 집에서, 카코가 나타났다. 종이봉투를 들고.

아마, 우리 집에 갖다줄 셈였겠지.

"아...."
"......." 

카코는 우리들을 보고, T는 카코를 보고, 굳는다.

말로 표현 못 할 긴장감이 감싼다. 내가 먼저 말했다.

"여~"
"아, 안녕"

카코는, 나보다, T한테 인사했다.




201 :1[]:2009/08/25(火) 14:13:06.12 ID:9k1Z+XoP0 

"안녕.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야?"

T는, 그래도 상냥한 말투로 말했던 기분이 든다.

"그, 저기....코짱한테....."

솔직한 카코의 말.

"그거, 쵸콜렛? 코스케한테 줄 생각으로?"

"네, 네...."

그걸 듣고, T가 카코한테 따진다.

"여자친구 있는 사람한테 쵸코 준다는건, 무슨 생각이야?"

"잠깐, 그만해라"

나는 서둘러 T의 어깨를 잡았지만, T는 안 멈췄다.

"대놓고 얘기해서, 불쾌하다고 이런 거. 그만하지 않을래! ? "





20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13:46.72 ID:Jdid4dcm0 
아수라장 떴다~



20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13:54.68 ID:QIlH57XN0 
우와아아아아아아
여자는 무서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211 :1[]:2009/08/25(火) 14:17:41.90 ID:9k1Z+XoP0 

두려운지 몸을 굳히는 카코.

"야 기다리라니깐! 그런 거 아냐, 우리들은!"

역시 나도 목소리가 떨렸다.

"그건, 코스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잖아? 그녀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

"그렇지 않다니깐"

나는 카코를 봤지만, 카코는 떨려서 말도 안 나왔다.
이대로 여기에 있게 하기에는, 아무리 얌전한 카코라도 못 견디겠지.

"카코. 괜찮으니깐, 집에 가"
"그, 그래도..."
"됐으니깐"


내가 놓자 카코는, 달려서 집으로 돌아갔다. 



21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18:03.66 ID:Fv0mpELI0 
T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



220 :1[]:2009/08/25(火) 14:22:53.05 ID:9k1Z+XoP0 

"상냥하네"

불쾌한 말투였다.

"그야, 여동생 같은 거니깐"
"저번에도 집에 있었잖아"
"그건, 우연히라니깐"
"그렇게 소중하다면, 나보다 그 애랑 사귀면 되잖아!"

난 화났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너무 모르는 말만 하지마!"

그러자, 평소에는 기가 센 T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면서,

"......갈래"

그 말만 남기고, 내가 붙잡아도 여지 없이 자전거로 가버렸다.





229 :1[]:2009/08/25(火) 14:26:04.49 ID:9k1Z+XoP0 

나는 집에 가서, 사과 메일을 보냈다.

"너무 말이 지나쳤어, 잘 못 했어. 난 T를 좋아하니깐, 믿어주면 좋겠어"

한 동안 있다, 메일이 돌아왔다.

"나야말로, 미안. 이상하게 화가 났어. 용서해줘"

그 뒤에도 메일로 사과하면서

이걸로, T하고의 싸움은 인단락 됐다. 그렇게 생각했다





234 :1[]:2009/08/25(火) 14:28:41.71 ID:9k1Z+XoP0 

다음 날, 나는 카코한테도 사과하지 않으면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했지만

아무도 전화를 안 받았다.

결국, 그 해는 카코한테서 쵸콜렛을 받아주지 못 했다.





240 :1[]:2009/08/25(火) 14:32:34.58 ID:9k1Z+XoP0 

3월이 되서, 나는 화이트데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해는 쵸콜렛을 샀다.

T것뿐만이 아니라, 받아주지 못 했던 카코 몫까지.

그런 3월 어느 날, 축구부인 S한테서 미묘한 얘기를 들었다.

"야, 코스케. 너, T랑 사귀고 있지?"
"응"
"걔, 저번 일요일에, 합창부 남자랑 다니던데. 손, 잡고"






어?







24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33:19.78 ID:Jdid4dcm0 
Tㅋㅋㅋㅋㅋㅋㅋㅋ



24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34:23.27 ID:ldgHXfKPO 
역시 T는 빗치군.
코짱한테는 못 하게 했으면서.



247 :1[]:2009/08/25(火) 14:35:01.96 ID:9k1Z+XoP0 

그 일요일은, 부활이라고 들었다.

"아니, 우리 시함때문에 다른 학교 갔다왔는데, 끝나고 가는 길에 3시였나?"

"그거 틀림 없이 T였어"

"라고 해야되나, 다른 녀석도, 전에도 봤대"

S는, 나를 위해 말해주는 게 틀림 없지만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야말로 칼날 같았다.





250 :1[]:2009/08/25(火) 14:39:40.57 ID:9k1Z+XoP0 
나는, 그 날 우리 집 근처로 T를 불렀다.

"어떻게 된 거야"
"........."
"일요일은 부활이라고 했잖아?"
"........."
"뭐라고 말 해!"


계속 조용히 있던 T였지만.

"뭐야, 너한테 듣고 싶지 않거든!"
"뭐라고?"
"그치많 그렇잖아, 너도 계속 몰래 그 중학생이랑 만났으면서!"
"무슨 소리하는 거야, 했을 리가 없잖아!"
"시끄러워, 이제 그딴 거 상관 없잖아! !"

T는 그대로, 어딘가에 가버렸다.

남겨진 나는 침묵을 지킨채

아무래도 내가 차인 것 같다는 걸 알아차렸다.




25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40:05.74 ID:t+omtvp00 
베리 굿



261 :1[]:2009/08/25(火) 14:43:53.37 ID:9k1Z+XoP0 

나는, 조용히 집에 갔지만,
집에 있는 것도 마음에 내키지 않아서
중앙공원 벤치에 앉아있었다.

맑은 날씨인데도, 마음 속은 장마였다.
첫 여자친구와, 이렇게 끝나다니.
그야말로 세계가 끝난 것 같은 기분였다.

"코짱"

그런 orz인 나한테 말을 걸어준 것은, 카코밖에 없었다.




271 :1[]:2009/08/25(火) 14:48:40.19 ID:9k1Z+XoP0 
"..........."

대답할 기력도 없었지만, 카코는 거리낌 없이 나한테 다가왔다.

"코짱, 왜 그래?"
".........아무 일 없어. 너야말로 뭐 해. 수험공부 안 해도 되?"
"........이미, 끝났으니깐"

어라, 그렇게도 입시가 빨랐나....
그런 걸 멍하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지금은 혼자 있고 싶었다.

"코짱 있잖아, 나, 하고 싶은 말이..."
"시끄러"
"어?"
"부탁이니깐, 말하지마. 나 혼자 있고 싶어. 계속 계속 계속 혼자서"

카코는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여자친구분한테도 혼난다? ㅋ"




27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49:16.81 ID:1PPta8Fj0 
지뢰를 밟으셨군요?



27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50:32.60 ID:kgfbKzUT0 
계속 밟다 보면 문제 없어



27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50:33.16 ID:Fuc1UKRLO 
>>1군・・・저질



284 :1[]:2009/08/25(火) 14:52:52.16 ID:9k1Z+XoP0 

그 한 마디로,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그 여자친구한테 차였다고!"
"어, 어째서...저번에, 내 탓?"
"그래, 그거 때문이야! 그러니깐, 날 냅둬! !"

아니, 진짜는 카코때문이 아니다. 나쁜 건 카코가 아니다.
그 때도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단지, 혼자 있고 싶다는 기분이 이겨버려서, 카코한테 화풀이해버렸다.

"미, 미안해, 나........."

카코는 울고 있었지만, 나는 카코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제정신이 들고 보니 어느 새 카코는 그 자리에 없었다.




28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54:33.40 ID:QIlH57XN0 
아~아~! 울렸따 ! 안 된다고 ! 안 된다고!!!



28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4:54:36.26 ID:ldgHXfKPO 
코짱, 그건 안 되지~



28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4:55:19.75 ID:sK0abAFyO 
코짱 실망했어



289 :1[]:2009/08/25(火) 14:55:55.97 ID:9k1Z+XoP0 

집으로 돌아와서 한 동안,
나는 카코한테 화내버렸다는 점을 후회했지만
전화해서 사과하지 못 했다. 그럴 기분이 되지 않았다.

그대로, 카코한테 만나일도 없고
물론, T랑 만날 일도 없이
손에 남겨진 2개의 쵸콜렛과 함게,
나는 봄방학을 맞이했다.




299 :1[]:2009/08/25(火) 15:00:52.63 ID:9k1Z+XoP0 

봄방학의 어느 날.
내가 부활에서 돌아오자, 카코의 집의 불이 밤인데도 여전히 꺼져있었다.


외출했나, 싶어서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나한테 편지를 건네줬다.

"이거, 카코짱한테서의 편지. 이별 인사라는데."
"이별? 무슨 소리야"

내 대답에, 엄마는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냐니...사사키씨네, 오늘 이사했잖아"
"어 ! ?"
"너 못 들었어? 예전에 카코짱한테서 들었을 줄 알았지..."

어떻게 된 거야, 뭐야 그거
난 그런 얘기 못 들었어, 아무것도 못 들었다고.
난 방으로 달려가서, 편지를 열었다.




30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5:02:22.31 ID:yGlPw01j0 
제길, 제기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30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5:04:46.90 ID:rwZaOC7rO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309 :1[]:2009/08/25(火) 15:07:24.81 ID:9k1Z+XoP0 

코짱에게


몇 번이나 얘기하려고 했지만, 결국 말 못 한채로 미안해요.
아빠의 전근 때문에, 전에 살던 마을로 돌아가기로 됐습니다..

고등학교도, 그 쪽 사립에 시험쳤습니다.
몇 번이나 이 쪽의 ○○고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지만, 아빠는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고등학생인데 자취라니.

정말은 같은 학교에 들어가서, 같은 브라스밴드부에 들어가고 싶었어.
코짱하고 같이, 고등학교 다니고 싶었어.

마지막으로, 나 때문에 T씨하고 헤어지게 되서,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용서해주지 않겠지만.
멀리서 코짱의 행복을 비는 것만은 용서해주세요.


                香子 




31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5:09:50.47 ID:QIlH57XN0 
착한 애야・・・ 



316 :1[]:2009/08/25(火) 15:10:46.27 ID:9k1Z+XoP0 

정말은, 더욱 더 긴 편지였지만, 요약하자면 이런 느낌였다.
지금도 가지고 있다.



난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참는 일말고는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된거야.
카코는 계속, 이 일을 나한테 말하고 싶었던 게 틀림 없어.

그 겨울 날, 집에 왔을 때도,
발렌타인 날에도,
그리고, 공원에서 내가 화낸날에도,

나는 카코의 얘기를 들어주기는 커녕,
깊은 상처만 안겨준채, 헤어지게 되버렸다.





327 :1[]:2009/08/25(火) 15:16:47.31 ID:9k1Z+XoP0 

부모는, 연락처를 묻지 않았었다.
나한테는, 카코한테 사과하는 것 조차 허락 되지 않았다.


중학교에 물어보면, 혹시라도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건 왠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 힘으로,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강박관념 비슷한 마음에 사로잡혔다.

카코가, 전에 있었던 마을이라면 알고 있다.
꽤나 큰 도심으로, 레벨 높은 국립대가 있다.
그 대학에는, 카코가 하고 싶었던 영어의 일을 위한, 영문학과도 있다.
그렇다면, 카코가 그 대학에 갈 확률은 높다.


난 그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카코에게 단 한마디 사과하고 싶어서.....아니, 만나고 싶어서.
그 것만을 위해.

또 다시, 맹렬한 수헝공부의 나날로 들어갔다.




342 :1[]:2009/08/25(火) 15:21:54.98 ID:9k1Z+XoP0 

그 때의 일은 나 스스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암튼 공부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는 시간까지.
부활은 은퇴할 때까지 했지만, 얼른 은퇴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

가을 경에는, 처음으로 S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나중에 S는,

"그 때의 너는 귀신이 씌였었어ㅋ"

라고 말했다.

체중도 엄청 줄었지만, 쓰러지고 있을 수는 없어서,
밥은 많이 먹었다. 수면도 4시간은 확보했다.
겨울 직전에는 B판정도 받았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연말에는 시간 감각이 모를 정도의 기세로 공부했다.




348 :1[]:2009/08/25(火) 15:24:36.61 ID:9k1Z+XoP0 
결과.
붙었다.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부모도 선생님도 기뻐하기 보다는 놀랬다.

단지, 내 자신은 고등학교 때만큼 기뻐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통과점에 불과했다.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나는 확실히 카코를 만난다고 할 수는 없다.

그건, 아직 앞의 일이다.





355 :1[]:2009/08/25(火) 15:27:29.76 ID:9k1Z+XoP0 

대학에 들어가자, 생활은 조금 바꼈다.
우선, 처음으로 자취를 하면 익숙하지 않은 일뿐이다.
가사는 지금도 못 한다.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 남은 반찬을 목적으로 식당에서 알바도 했다.
알바도 처음였지만, 점장이 좋은 분이라 친절하게 알려줘서,
어떻게든 제대로 된 웨이터가 될 수 있었다.




385 :1[]:2009/08/25(火) 15:40:12.12 ID:9k1Z+XoP0 
학교 강의도 생각보다 전혀 재밌어서,
그것만으로도 들어간 가치는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당초의 목적하고는 다르다.
일상생활에 파묻힐 뻔할 때에도, 카코의 일은 잊어버리지 않았다.
사진 한 장 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거에 엄청 후회했지만.
한 장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했다.




388 :1[]:2009/08/25(火) 15:42:58.25 ID:9k1Z+XoP0 

그렇게 암튼, 학교에 온지 2년이나 지났다.
차 면허도 땄다. 술친구도 늘었다.
하지만, 미팅 같은 류의 자리는 가지 않았고, 여전히 동정인채였다.


당연하다, 나는 카코를 좋아하니깐
대학에 와서, 드디어 그걸 알아차렸다.
고3였을 때는, 그것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멍청하게도. 




392 :1[]:2009/08/25(火) 15:45:09.09 ID:9k1Z+XoP0 

그리고, 대학 3년째, 봄

올 해,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아니,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카코가 입학해왔을 것이다.

혹시라도, 이미 남자친구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래도, 상관 없다.

나는,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깐, 카코한테 만나고 싶었다.





399 :1[]:2009/08/25(火) 15:49:20.97 ID:9k1Z+XoP0 

입학식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사람이 너무 ㅁ낳다.
누가 신입생이고, 누가 서클 권유하는 지 조차 알 수 없다.

강의가 시작했을 때까지다.

어느 학부의 어느 학과에 들어갔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역시 영분과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참고로, 나는 같은 문학부지만, 일본문학 쪽이다.

수업 일정으로, 영문과의 1학년이 어떤 시간에 어디서 강의를 듣는지는, 바로 알아냈다.
3교시로 끝나는 날을 노려서, 강의 건물 밑에까지 내려가서 기다렸다.
음, 아무리 나지만 질릴 정도로 스토커 근성이다.




408 :1[]:2009/08/25(火) 15:51:46.98 ID:9k1Z+XoP0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와글와글 나타났다.

그 몇 심명의 학생을 나는 카코를 찾기 위해 한 번에 쳐다봤다.
그건 그거대로 기분 나쁠 행동였겠지만.

그 안에, 카코는

있다. 바로 알 수 있었다.





42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5:53:33.64 ID:ldgHXfKPO 
있다ーーーーー!! 



42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5:54:35.32 ID:sU6eMYZR0 
운명이군요



435 :1[]:2009/08/25(火) 15:55:55.88 ID:9k1Z+XoP0 
키는, 또 조금 자랐다.
갈색 긴 머리는, 여전했지만, 이젠 포니테일은 하지 않았다.
길게 자란 손발에, 가슴은.......여전히 별로 없다.
표정은 많이 어른스러워졌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안 다르다.
틀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어떤 얼굴로 만나면 되지?
어떤 말을 하면 되지?
많이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 때, 그녀가 이 쪽을 봤다.

"코짱 ! !"





447 :1[]:2009/08/25(火) 16:00:31.79 ID:9k1Z+XoP0 
아니, 카코가 알아보고 이 쪽으로 달려온다.
생각해보면, 카코는 늘 달리고 있다.


"코짱!"


숨을 헐떡이면서, 카코는 한 번 더 내 이름을 불렀다.


"오, 오, 오랜만"

아니, 그런 말 밖에 말 못하는 바보냐 난
아니야, 그렇지 않아, 좀 더 할 말이 있잖아
나는 드디어 떠올려서 얘기하려했지만, 그 전에 카코의 말에 승천했다.

"코짱, 드디어 만났다!"
"어? 드디어라니..."
"브라스 선배한테, 코짱이 이 대학에 다닌다고 들었으니깐ㅋ"



뭐라고 ! ! ?





45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02:21.67 ID:ldgHXfKPO 
이제…카코는 어디까지 귀여운 거냐고… 

이런 애가 니네들 주변에 있냐?

내 주변에는…없어.



45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02:56.80 ID:Dxa6NswU0 
>>451 
있으면 인생이 바꼈지.




45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03:07.69 ID:dHGN8b/c0 
카코 5년분 주세요!



457 :1[]:2009/08/25(火) 16:04:54.49 ID:9k1Z+XoP0 

그러고 보니 중・고등학교가 나랑 같아서, 계속 브라스 밴드였던 녀석이 있다는 건 당연하다.
그 애들한테 물어보면, 내 진로르 알 수 있다는 건 간단하다.


어떻게 된 거냐, 나한테는 "카코의 연락처를 아는 녀석이 같은 학교에 있다" 정도의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라면, 당연하겠지만.

"그러니깐, 나도 여기 목표로 했어ㅋ"
"고등학교 때는, 약속 못 지켰으니깐..."

그건, 같은 학교에 다니자 라는 약속.

"기다렸지ㅋ"
"하하..."

난 더 이상,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웃지 않으면, 울 것 같았다.



468 :1[]:2009/08/25(火) 16:08:28.48 ID:9k1Z+XoP0 

하지만, 웃고 있을 수만도 없다.

"나도, 카코랑 만나기 위해 여기, 친거야."

"어?"

그렇다, 나는 카코를 만나고 싶어서...

"계속, 사과하고 싶어서"
"뭘?"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 날. 넌 전혀 나쁘지 않는데, 화내서 미안했어"
"그런, 그건 내가 나빴어. 나야말로, 미안해"

또 사과하고 있다. 



47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10:16.50 ID:omDacN4q0 
뭐 뭐냐고 정말… 
눈에서 눈물이 나오잖아


478 :1[]:2009/08/25(火) 16:12:02.86 ID:9k1Z+XoP0 

그렇게, 나는 카코랑 화해할 수 있었다.

카코는 역시 부모님하고 사는 듯했지만,
내 좁은 아파트에 놀러오고 싶어했다.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생각보다 친가랑 가까워서, 초대했다.

"후응, 꽤 깨끗하게 하고 있네"

카코는 안심했다듯이 말했다.

"별로 아무것도 없는 것 뿐이잖아"
"어렸을 적에는 장난감이나 만화로 어지러웠잖아ㅋ"
"하하, 그립네"


493 :1[]:2009/08/25(火) 16:16:31.81 ID:9k1Z+XoP0 

"밥은 어떻게 하고 있어? 만들어 먹어?"
"아니, 알바는 주에 4번, 식당에 가고 있으니깐, 저녁은 거기서"
"알바 없는 날은?"
"편의점이라든지, 인스턴트"

카코는 질렸다듯이 한 숨을 셨다.

"그걸로는 몸 상하잖아"
"나, 요리 못 해ㅋ"
"그럼, 알바 없는 날은 내가 만들어줄까? ㅋㅋㅋ"

카코가, 익살스럽게 웃었다.

"진짜로? 아니 그건 고맙지만...괜찮아?"
"괜찮아, 집에서 가져오기만 하는 거고"
"아니 수단이 아니라, 남자친구라든지 없어?"
"남자친구라든지, 생긴 적 없어, 선배랑 다르게"

나를 째려봤지만, 기분은 최고였다.






49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17:45.21 ID:X3TWQx1o0 
이건 좋은 전개



49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18:09.86 ID:kuL/oONiO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50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19:28.89 ID:cdgtis91O 
카코짱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



506 :1[]:2009/08/25(火) 16:20:42.58 ID:9k1Z+XoP0 

그로부터, 주4는 알바, 그리고 알바 없는 날은
카코가 밥을 가져다준다 or 만들어준다는 생활이 시작됐다.

놀랄 정도로, 이 시점에서는 사귀지 않았다.
서로, 어째서인지 결정적인 한 마디를 하지 않았다.
이 행복함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라든지, 옛날부고 알고서 이제와서...라든지.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던 건 틀림 없지만, 그렇다해도, 그랬다.

물론, 카코가 자고 가는 일도 없이,
밥을 먹은 다음에는, 제대로 역까지 바래다줬다.
그런 생활이, 겨울까지 계속됐다.





514 :1[]:2009/08/25(火) 16:23:32.58 ID:9k1Z+XoP0 

하지만, 이대로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도 아닌 애한테 밥을 만들어달라고 할 수는 없지, 나는
그래서, 여기서는 남자답게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라고,
초겨울에 드디어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그럴 때에 한해서,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거지.
것도, 지금까지 중에서 최악인.





51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23:51.00 ID:ewVlDIR+0 
이봐 그만해



51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24:37.78 ID:Dxa6NswU0 
( ;´Д`) 싫어어어어어어어! 



52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25:36.13 ID:IHS2v+exO 
아와와와와와



53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27:36.15 ID:BMa+U+iw0 
뭐냐고 ! 뭐가 일어나는 거냐고!



540 :1[]:2009/08/25(火) 16:28:26.66 ID:9k1Z+XoP0 
그 날, 나는 알바가 없는 예정였지만,
감기로 결원이 생겨서, 서둘러 가게 됐다.

전화로, 카코한테 그 얘기를 전한다.

"어~, 그렇구나. 모처럼 시츄 만들었는데"
"미안, 다음에 꼭 먹을테니깐"
"그래도, 내일도 알바잖아? ....맞다, 오늘 알바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가도 되?"
"어, 그건 기쁘지만...그래도, 늦어질건데? 10시 지나서"
"괜찮아, 내일 학교 수업 없고, 10시 반쯤에, 가지고 갈게ㅋ"


나는, 들떠있었다.
밤에 혼자 걷게 해서는 안 됐는데도,
지금도, 이 때 멈추지 못 한 것을, 분하게 여기고 있다.





54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29:09.24 ID:Dxa6NswU0 
잠깐 기다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546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29:21.93 ID:sU6eMYZR0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54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29:37.19 ID:AF7twqhD0 
그만해
분위기 파악해。 



55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30:04.62 ID:vbbxs6ApO 
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563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31:05.16 ID:deVYXXpd0 
어, 잠깐만, 배가 아픈데



566 :1[]:2009/08/25(火) 16:31:16.79 ID:9k1Z+XoP0 

나는 알바가 끝나고, 귀가했다.
10시 지나서, 한 번 전화한다.

"열차가 역에 도착하기 전에, 말해라? 마중 나갈테니깐"
"알았어ㅋ"

하지만, 그 뒤, 전화는 없었다.

10시 반, 나는 한 번 더 전화해본다.
하지만, 안 받는다.
무슨 일 있었나?
나는 걱정이 되서, 집을 뛰쳐나갔다.




56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31:52.83 ID:aLTlgCUQO 
더 이상 보고 있지 못 하겠어… 


56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32:07.40 ID:Dxa6NswU0 
그만해줘・・・ 



595 :1[]:2009/08/25(火) 16:37:44.53 ID:9k1Z+XoP0 

역가지의 길에서는, 카코하고 만나지는 못 했다.


하지만.
공원 앞에 모여 있는, 순찰차가 눈에 들어왔다.
것도, 2대나.
사람도 모여 있었다.

설마, 라고 생각하며, 근처 사람한테 물어봤다.


"무슨 일 있었나요?"
"아아, 여자 애가 지나가던 놈한테 덮쳐져서, 병원에 실려갔다는데?"


나는, 말을 잃었다.
성급히, 경찰한테 다가갔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
"무슨 일이세요?"

그 경관은 내 필사적인 모습에 놀랬다는 표정을 지었다.

"덮쳐진 애, 어떤 애였나요 ! ? 어느 병원에 갔나요 ! ?"
"자네는...?"
"제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까부터 연락이 안 되요 ! !"


그리고, 경찰한테 두 세가지 카코의 특징에 대해 얘기한 뒤
그게 일치하길래, 경찰은 나를 병원에 바래다줬다.


618 :1[]:2009/08/25(火) 16:41:53.20 ID:9k1Z+XoP0 
병실 앞에는, 카코의 어머니가 계셨다.

"오랜만입니다"
"아, 아아 코스케군..."

어머니는, 일 순간 일어나셨지만, 들리지 않을 목소리를 내고 주저앉으셨다.
이 이상 어머니한테 묻는 거는 잔혹하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들어가려 하자, 의사한제 저지당했다.

"지금은, 약으로 자고 있어. 상처는 경상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일단, 안심했다.

"자네, 잠깐"

배후에서, 경찰한테 불려, 그 쪽으로 향했다.





62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6:43:18.23 ID:BMa+U+iw0 
경상인가 다행이네



627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43:28.34 ID:dzyStlfiO 
경상이냐아아아아아아아
다행이다아아아아아아!



63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6:44:09.63 ID:IHS2v+exO 
경상이라 다행이다


671 :1[]:2009/08/25(火) 16:47:35.45 ID:9k1Z+XoP0 

"상처는 2군데, 얼굴을 맞았고, 그리고, 두 팔에 칼로 베였었어"


".......!"

나는,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뼈에는 이상이 없었고, 얼굴은 깨끗하게 낫겠지. 하지만, 팔의 베인 상처는 남을 지도 모르겠다고 했어"

아무말도 못 하고, 나는 내 허벅지를 때렸다.

"그리고......셔츠가, 찢어져있었어. 덮쳐졌다는 거야"
" ! "
"하지만, 마침, 근처를 죠깅하고 계신 아주머니가 지나쳐서, 그건 미수로 끝났어. 그리고, 경찰도 바로 불러주셔서, 범인도 체포할 수 있었어"


나는 분노와 안도가 섞인 듯한 신기한 감정에 복받쳤다.





689 :1[]:2009/08/25(火) 16:52:25.24 ID:9k1Z+XoP0 

경찰하고의 얘기가 끝나고, 이번에는 의사가 다가왔다.


"이건 음, 덮쳐진 여성에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녀는 심각하게 착란하고 있어"

그건 그렇겠지. 진정될 리가 없다.

"약으로 재우기 전까지는, 계속 비명을 지루고, 큰 일였어"

어째서 다른 사람 얘기하는 듯한 말투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의사란 이런 거지.


"오늘, 눈을 뜰 일은 없어. 일단, 집에 돌아가렴"
"그래도......."
"자네가 힘들어해도 어쩔 수 없어. 이제 곧 아버님도 오시는 모양이고"

나는 의사한테 부축 받아, 비틀비틀 병원을 나왔다.




703 :1[]:2009/08/25(火) 16:58:32.37 ID:9k1Z+XoP0 

다음 날, 나는 정오가 되기를 기다렸다, 병원으로 갔다.
너무나도 아침 일찍 가도, 카코의 수면 방해만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접수처에 얘기하자, "잠시 기다려주세요"라고 하길래

기다렸다.

나는 소파에 앉기도 괴로워서, 부들부들 기다렸다.

그러자.

"코스케군, 이지?"

나타난건, 체격 좋은 남성.
어렸을 적에, 본 기억이 있다. 카코의 아버님였다.
아버님은 일이 바쁘신 분으로 나도 두 세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
아마, 그 쪽은 내 얼굴따위 기억도 안 하시겠지.

"네, 맞습니다"

나는 대답을 하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조금, 걸을까"
"네"

나는 아버님과 함께, 병원을 나왔다.



721 :1[]:2009/08/25(火) 17:03:05.41 ID:9k1Z+XoP0 

"언제나, 딸이 폐를 끼친 모양이군"
"아뇨, 그렇지...."

반대로, 위로 받고 싶은 건 나라고

"솔직히, 나는 자네가 밉다네"
"네?"
"자네 집에 가지 않았다면,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길 일도 없었지"
"......."

그말 대로였다. 나는, 아무말도 못 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따님....카코씨에게, 만나게 해주실 수 없습니까?"
"그건, 안 된다"

아버님은 걷기를 그만하고, 이 쪽을 보셨다.




741 :1[]:2009/08/25(火) 17:06:40.06 ID:9k1Z+XoP0 
"아니, 오해 없이 말하지만, 자네한테 짓궃게 하려는 것도 아니다"
"......."
"딸은 지금, 남성이라는 걸 거절하고 있어. 경찰이나 의사, 문병하러 오는 선생조차, 보기만해도 착란했어"



아버님은, 분한듯이, 그리고 슬프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혹시라도 아버님조차....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깐, 자네가 지금 만나도, 마찬가지겠지. 딸한테는 시간이 필요해"
"........"
"그리고 자네는, 딸의 남자친구인 것도 아닌 거잖아?"
" ! "


그건, 정말 아픈 한 마디였다.





747 :1[]:2009/08/25(火) 17:07:39.79 ID:9k1Z+XoP0 
죄송합니다,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30분 정도로 돌아오겠습니다.

 

 

출처 : https://expresso.tistory.com/

Posted by 노꼴甲
,

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4:33.30 ID:9k1Z+XoP0 
남들보다 약간 늦게 휴가로 친가에 갔다오니,

옛날 일이 떠올랐습니다.

친구・지인에게는 얘기할 수 없어서,

여기에 담담하게 써봅니다.



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09:15:11.50 ID:0sIbiufL0 
필요 없어요




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7:06.23 ID:kgfbKzUT0 
뭐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1의 바보~

 

5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09:19:54.22 ID:9k1Z+XoP0 

이제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봄방학.

주택단지에 살던 나는, 평소처럼 단지 한 가운데에 있는

조그만한 공원에서, 근처 친구하고 놀고 있었다.



봄은 이사철이라, 그 날도 여기저기에

이사 트럭이 주차해있었고, 바쁘게 짐을 나르고 있었다.

단지에서는, 매년 보는 풍경이기도 했다.




11 :1[]:2009/08/25(火) 09:27:23.99 ID:9k1Z+XoP0 

공원의 정글짐에 올라가서, 그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문득, 한 대의 이사 트럭 옆에, 작은 여자애 한 명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인형을 안으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이사업자 분들이나 부모님 같은

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애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무래도, 내 주변에는 없던 타입였기때문이다.

내 고향은 시골로, 어린 애라고 하면 T셔츠에 반바지, 미니스커트로

적당히 움직이기 쉬운 옷뿐이여서 그랬는지,

그 애는 그야말로 다른 곳에 갈 것 같은 꽃무늬 원피스로,

약간의 곱슬이 있는 갈색 머리는, 귀여운 리본까지 끼워져 있어서,

그야말로 만화에 나올만한 여자애였다.




13 :1[]:2009/08/25(火) 09:32:48.70 ID:9k1Z+XoP0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애의 불안한 모습을 약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사해왔을 때는 너무 낯설어서,

친구도 없었고, 마음이 좁아졌었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애한테 말을 걸만한 일도 없이.


밑에서 친구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그 애를 잊고 정글짐에서 내려갔다.




16 :1[]:2009/08/25(火) 09:40:12.63 ID:9k1Z+XoP0 
신학기가 시작해서, 나는 3학년이 됐다.

인생 첫 반 배정도 있었고, 음 3분의 1은 전하고 같은 녀석이고,

거기까지 우울해질 일도 없었다.

여전히 공부도 그저그랬고 놀고 지내는 걸 매일.

딱히, 하교 중에 딴 길로 새는게 즐거워서, 

하교할 때는 등교할 때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 4월 마지막 어느 날.

평소처럼 나는 하교 중에 친구집을 들렸다가 가기 위해

평소에는 지나지 않는 등하교 코스를 걷고 있었다.


다니는 사람도 적고, 한하가고 고요한 주택가.

그 좁은 길 옆에서, 여자애가 주저 앉아 울고 있었다.




20 :1[]:2009/08/25(火) 09:50:11.26 ID:9k1Z+XoP0 

그 애는 봄방학 때 봤던, 이사해온 여자애였다.

그 뒤에도 몇 번 봤지만, 단지 이외에서는 처음였다.

초등학교 가방에 달린 커버로, 그녀가 1학년이라는 것을 알았다.


3학년이나 되면, 약간의 선배 의식이라고 해야되나,

오빠다운 기분도 나기 시작한다.

상대가 1학년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난 울고 있는 그 애의 옆에 다가가 마찬가지로 주저 앉았다.

"너, ○○ 단지의 애지? 무슨 일이야?"

여자애는 펄떡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순간, 더욱 뚝뚝하고 눈물이 떨어진다

"왜 그래? 괜찮아?"

상대를 자극하지 않게, 가능한 부드럽게 물어봤다.

"........집이, 어딘지 모르게, 됐어"

그녀는 어떻게든 그 말만 하고는, 또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다. 



23 :1[]:2009/08/25(火) 09:55:58.07 ID:9k1Z+XoP0 

음 예상했던 대답이기도 했다.

시골 길은 여기저기 굽어있어서, 나도 1학년 때는 자주 헤맸었지.


"그럼, 데려다줄게."

"에?"


난 일어나서 울고 있던 여자애의 손을 잡았다.

여자애는 천천히였지만, 일어섰다.


"자, 집에 가자."

여자애는 말 없이 끄덕였다.

얘기해본 적도 없었던 여자애랑 갑자기 손을 잡다니,

어린 시절의 무대포한 기세라는 것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28 :1[]:2009/08/25(火) 10:04:20.35 ID:9k1Z+XoP0 

그렇다고 해도, 신경 써서 여자애한테 말 거는 스킬은 당연 없다.

그대로 조용히 단지에 걸어갔다.

여자애도 말 없이 걸었다.


단지가 가까워지자, 그 입구에서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는 여자가 있었다.


"아, 엄마!"


그 사람은 여자애의 어머니였나보다.

딸의 귀가 시간이 늦어져서 걱정이 되서 나왔던 거겠지.

여자애는 내 손을 놓고, 어머니한테 달려갔다.


여자애는 어머니한테 안겨, 한 차례 운 뒤,

이 쪽을 돌아보더니 나를 가리켰다.

어머니가 꾸벅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나한테 다가왔다.

어른인 사람이 고개를 숙이다는건 처음이였던 나는

왠지 혼란스러움과 어색함 때문에, 그 자리를 달려서 도망치고 말았다.




31 :1[]:2009/08/25(火) 10:12:44.70 ID:9k1Z+XoP0 

그 날 밤, 집에 여자애와 어머니가 찾아왔다.

의리 있으신 어머니였다. 일부러 내가 어느 집의

아이인지 묻고 오신 모양였다.


난 엄마한테 무리하게 현관까지 불려, 어머니한테서 보답의 케익을 받았다.

여자애는 계속 어머니의 발에 안긴채, 

힐끔힐끔하며 나와 어머니를 교대로 바라봤다.

난 기쁨이라든지 자랑스럽다든지 그런 기분은 전혀 아니라,

그냥 얼른 자기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모녀가 돌아간 다음, 엄마한테 칭찬 받은 건 나쁘지 않았다.


"카코(香子)짱은 1학년으로, 이 쪽에 막 왔으니깐, 앞으로도 도와줘야된다?"

"응"

그렇구나 『카코짱』이라고 하는 구나.  이름도 몰랐다.

그런 걸 떠올리면서 먹은 케익은 맛있었다.



33 :1[]:2009/08/25(火) 10:21:51.56 ID:9k1Z+XoP0 

얼마 안 있어 황금휴가기간에 들어섰다.

난 평소처럼 단지에서 놀면서도, 어딘가에서 카코의 모습을 찾았지만,

연휴 중에 그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황금휴가기간이 끝나, 나른한 학교생활으로 또 되돌아왔다.

아침에, 기지개를 펴면서 집을 나서니, 공원 마중편의 지붕 밑에,

카코와 어머니가 있는 걸 봤다.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자, 카코가 이 쪽으로 달려왔다.


뭐야뭐야 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카코는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이거"

"응? 주는 거야?"

카코가 끄덕이길래, 주머니를 받아 열어보니, 

안에서 나온 것은 복어의 열쇠고리가 나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할아버지의 집에 시모노세키(下関)에 있는 모양이다.


"선물."
"아...고마워."

물건을 받으면 인사를 한다. 이 정도는 어린 애라도 안다.

카코는 기쁜듯이 미소를 보여줬다.




3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0:26:24.20 ID:kgfbKzUT0 
부자연스럽지 않나?


>>34 
죄송해요, GW 중에 카코가 시모노세키에 갔다왔다, 는 겁니다.





35 :1[]:2009/08/25(火) 10:28:30.40 ID:9k1Z+XoP0 

난 그대로 학교에 걸어간다.

그러자, 카코도 조금씩 따라온다. ....목적지가 같으니깐 당연하지만.


역시 등교 중에 손을 잡는다든지는 못 했지만,

냅두고 먼저 갈 수도 없어서, 걷는 속도를 그녀에게 맞췄다.


"학교 익숙해졌어?"

"..........응. 으응"

말이 뚜렷하지 못 한 대답였다.

이것도 나중에 안 거지만, 도심 애인 카코가 옷도 세련됐고,

외모까지 그야말로 인형처럼 귀여웠고 성격도 얌전해서,

반에서 약간 소외된 모양인 듯.

단지에도 동년배 애는 있었을 텐데, 같이 등교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다.




40 :1[]:2009/08/25(火) 10:36:30.83 ID:9k1Z+XoP0 

카코로서는, 내가 이 쪽에 와서 첫 친구, 인 셈인거지.

그렇게 생각하니, 연하이기도 해서,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공부 좋아해?"

공부를 싫어하는 내가 묻는 것도 이상하지만, 달리 화제도 없었다.

"국어랑 음악이 좋아"

"아~, 음악은 나도 좋아하는데"

리코더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음악도 점점 귀찮아졌지만.

결국 그 등교 중에는, 학교 얘기만으로 끝난 기분이 든다. 

기억이 약간 흐리다.




42 :1[]:2009/08/25(火) 10:40:08.90 ID:9k1Z+XoP0 

그로부터, 등교할 때는 항상 카코가 쫓아오게 됐다.

내가 의식해서 시간을 맞춘 기억은 없으니, 상대가 이 쪽을 기다려준 거겠지.


단지에서 놀 때도, 가끔 다가와 말 없이 지켜보고 있어서,

이 쪽에서 불러 같이 놀았다.

그 때문인지, 단지에서도 서서히 친구가 는 모양였다.



43 :1[]:2009/08/25(火) 10:45:04.89 ID:9k1Z+XoP0 

저학년, 중학년 때는 그래도 좋았다.

하지만, 고학년에 들어가자, 상황은 바꼈다.


자전거가 생겨, 활동 범위가 넓어진 나는,

단지의 작은 공원에서 놀기보다, 운동장에 가서 축구를 하거나,

친구 집에서 게임을 하는 편이 재밌어졌다.

그리고, 여자애랑 노는 게 묘하게 부끄러워지기도 하는 나이이기도 했다.

난, 점점 방과후에 카코랑 노는 일이 적어졌다.




45 :1[]:2009/08/25(火) 10:50:52.22 ID:9k1Z+XoP0 

그래도, 일과가 된 함께 등교하는 것으 계속 됐다.

"코짱 있잖아, 어제 선생님이..."


방과후에 못 만나게 된 만큼, 등교 중인 카코는 말을 많이 했다.

어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친구의 일을 자세히 얘기한다.

나는 "응"이라든지 "어어" 라고 말하면서, 적당히 흘려보냈다.

솔직히, 그것도 조금 귀찮아진 거겠지.


그리고, 등교 중인 반 친구를 만나버렸을 때,

놀림 받는게 엄청 싫었다.

"야~ 코스케, 오늘도 여자랑 사이좋게 등교냐? ㅋㅋ"

"시끄러!"

 
애초에, 여자랑 있는 걸 놀리는 녀석이

먼저 여자친구를 만들거나 하는 법이지만, 그건 더 나중 일.

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지금였다.




48 :1[]:2009/08/25(火) 10:57:55.28 ID:9k1Z+XoP0 

6학년이 된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나는, 자전거로 마중 나온 친구와 같이, 운동장에 축구를 하러갈 때였다.

자전거를 타서, 좋아 출발, 이라고 했을 때였다.

"코짱!"

보니, 카코가 새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러고 보니, 봄방학에 사주셨다고 했었다.


"........무슨 일이야"

"나도, 축구 보러 가도 되?"

카코로서는, 자전거를 받았으니 드디어 단지 밖에도 따라 올 수 있다,

그런 기분였던 거겠지.

하지만,



"오, 코스케 좋겠네, 여자친구도 같이라니ㅋ"

"휴~ 휴~ !"

나쁜 친구들이 놀리는 게, 엄청 부끄러웠다.

그 마음을, 카코한테 부딪혔다.


"안 돼, 따라오지마"

"어? 왜? 보기만 할게 방해 안 하고"


신기하듯이 말하는 카코. 그리도 더욱 심하게 놀리는 친구들.

"안 된다고 하면 안 돼! 여자는 따라오지마! 있는 것만으로도 방해야!"




49 :1[]:2009/08/25(火) 11:01:16.13 ID:9k1Z+XoP0 

내 무서운 얼굴에 놀랬는지, 카코의 큰 눈은 더욱 커지고, 굳어졌다.

상관하지 않고 나는, 자전거를 몰기 시작한다.

"야, 가자!"

서둘러, 친구 두 명도 따라온다.

"코스케 괜찮아? 그런 소리 해서"

맘껏 놀린 주제에, 걱정스럽게 말하는 친구.

"괜찮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단말이야 저 녀석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약간 신경 쓰여서, 단지를 나가기 전에 돌아봤다.

멀리서 잘 안 보였지만, 카코는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5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02:42.18 ID:ySK/OHUe0 
>>1군 저질


>>50 

정말, 저질였습니다… 




51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04:17.40 ID:kgfbKzUT0 
하지만 이런 건 있는 법이지


>>51 

의지때문인지, 솔직하게 사과하지 못 하는 법이죠, 애라는 건.




52 :1[]:2009/08/25(火) 11:06:13.77 ID:9k1Z+XoP0 

다음 날, 카코는 등교할 때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개운하다, 고 생각하면서도 어딘가에서 후회도 하고 있었다.

라곤 해도, 사과할만큼 솔직하지도 않았다. 

남자 초등학생이란 고집불통인거다.


다음 날만이 아닐, 그로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카코랑 같이 등교하는 일은 없었다.

혼자서 등교하면서, 나는 카코한테 상처를 줘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나는 카코한테 상처를 주게 되지만,


이게 그 첫 번째였다.




53 :1[]:2009/08/25(火) 11:11:02.17 ID:9k1Z+XoP0 

중학교에 들어가서, 난 축구부에 들어갔다.

축구는 좋아하고, 달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하도 못 해서 만년후보였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으니깐...



부활이 시작하자, 초등학생 시절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

집에 가는 건 7시 정도였고, 시험 공부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같이 등교하지 않아도, 단지나 편의점에서

가끔 카코랑 만나는 일이 있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자

거의 만날 일도 없었다.


음, 어렸을 때의 여자친구들이란 그런 법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역시, 어딘가 외롭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55 :1[]:2009/08/25(火) 11:18:00.26 ID:9k1Z+XoP0 

중1도 끝날 무렵인, 2월.

나는 부활이 끝나자, WJ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렸다.

물건을 사고, 편의점을 나온 그 때.

"코짱"

돌아보니, 카코가 서있었다.

오랜만에 본 카코는, 이미 어린 애가 아니라,

손발도 자랐고, 머리는 포니테일였다. 가슴은 아직 없다.


"오랜만이네ㅋ"

나는 오랜만에 만난 동요함을 숨기고, 최대한 평범하게 인사했다.



"응, 오랜만ㅋ 교복 어울리네"

그러고 보니, 교복 입고 만나는 것도 처음였던 것 같다.




57 :1[]:2009/08/25(火) 11:24:56.54 ID:9k1Z+XoP0 

"중학교 어때? 재밌어?"

"음 그저그러려나. 부활은 힘들지만, 재밌어"

"축구부지?"

"어어"

돌아가는 길은 같아서, 걸으면서 얘기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늦게 혼자서 편의점이라니, 위험하잖아"

"아, 응, 약간 재료가 모자라서..."

말하면서, 카코는 아차, 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재료? 무슨 재료야ㅋ"

물어보면서도,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이제 곧 발렌타인데이

초등학생 시절, 카코는 시판 쵸로를 나한테도 줬지만,

드디어 수제로 주고 싶어지는 남자도 생긴거겠지.


"에헤헤, 비밀이야ㅋ"

웃는 카코를 보면서, 왠지 감개 깊은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약간 외롭기도 했다.





58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29:54.14 ID:ewVlDIR+0 
뭐야
뭐냐고
부러워



59 :1[]:2009/08/25(火) 11:30:28.76 ID:9k1Z+XoP0 

몇일 뒤, 1년 중 남자가 제일 두근두근하는 날, 발렌타인 데이

나도 빠짐 없이 두근두근했지만, 결국 학교에서는 아무한테도 못 받고

외롭게 귀갓길을 서둘렀다.

집에 돌아와보니, 내 책상 위에, 이쁘게 포장된 쵸코같은 물건이 놓여있었다.

처음에는 엄마인 줄 알았지만, 이렇게 손을 썼을리는 없다.

"엄마, 이거 뭐야?"

나는 쵸코 같은 물건을 들고 거실에 가서, 엄마한테 물었다.

"아아 그거, 저녁에 카코짱이 가져와준거야"


그것만 듣고 나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다.

카코가? 왜? 한 동안 못 만났는데도 ? ?





60 :1[]:2009/08/25(火) 11:33:51.04 ID:9k1Z+XoP0 

천천히 포장을 열어보니, 수제 쵸코와 함께 작은 카드가 들어있었다.



『처음으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맛있지 않으면 미안. 카코』 

난 둥근 쵸코를 입에 넣어보니, 약간 쓴맛도 났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둥근 형태는, 축구공였을 지도 모르겠다.

왠지 무늬 같은 선도 붙어 있었고.





63 :1[]:2009/08/25(火) 11:36:55.04 ID:9k1Z+XoP0 

곧장 전화라도 해서 고맙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쑥쓰러워서 그것도 못 했다.

아마, 어렸을 적의 연정으로 준 거겠지. 그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음, 정말 그대로 만날 일 없이.

화이트 데이의 보답 같은 마음 쓴 일도 안 하고.

어느 새 중1이 끝나, 2학년이 됐다.




6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1:37:52.58 ID:1cqruJDHO 
코짱한테 질투



69 :1[]:2009/08/25(火) 11:41:10.70 ID:9k1Z+XoP0 

중이병이라는 것은 아주 좋은 표현이기도 하다.

반에서는, 1학년 때와 비교해, 좋기도 나쁘기도 개성이 늘었다.

불량스러운 녀석은, 더욱 무개념한 모습으로.

공부 잘하는 녀석은, 더욱 공부 스타일로.

그리고, 현실에 충실한 녀석은, 보다 세련스러움이 늘어,

멋있어졌다.



그 어느거에도 해당되지 않는 나는,

학교에서는 축구부, 집에서는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며 비교적 노멀 (약간 오타쿠) 한 중2였다.






72 :1[]:2009/08/25(火) 11:46:24.34 ID:9k1Z+XoP0 

노멀한 것은 어째서냐면, 여자애한테 흥미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축구도 못 하고 평범한 얼굴인 나에게 들뜰만한 일은 없다.


축구부에서 인기 있는 건 정규 멤버들이고,

큰 이벤트인 수학여행 때도, 남자친구들이랑 바보 같이 놀면서 끝났다.


그러던 중, 2학년 겨울 방학 끝나기 직전.

제일 사이가 좋았떤 축구부 친구 S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렇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를 놀렸던 녀석이다.





74 :1[]:2009/08/25(火) 11:55:04.08 ID:9k1Z+XoP0 

상대는, 같은 반의 테니스부 애로, 꽤 귀여웠다.

부활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그거에 대해 S한테 듣고, 나는 내심 놀랬다.


"진짜로? 고백했어?"

"아, 그건 그 쪽이ㅋ"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S가 괜히 미웠다.

그렇다고 해도, 친한 녀석한테 여자친구가 생긴건 처음인지라,

쇼크라기보다는 리얼라고 해야되나, 뭐라고 말도 못 할 기분이 되버렸다.


"배 신 자~~~"


S를 철썩 철썩 때리느 ㄴ나.

"뭐야, 너도 사이 좋은 여자애 있었잖아"

S가 말하는 건, 틀림 없이 카코 얘기다.






76 :1[]:2009/08/25(火) 11:56:19.09 ID:9k1Z+XoP0 

"어라, 어떻게 됐어?'

"아니 카코는...그냥, 근처 친구니깐"

거짓말도 뭐도 아니다. 연하의 여자인 친구, 라는 것뿐이고,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들은.

"후응~........그래도, 그 애는 절대로 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

그럼 왜 그렇게 놀리냐고, 라고는 말 못 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 자신이 카코한테 연애감정처럼 분명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상대는 아직 초등학생였고. 그럴 대상은 아닌 것 같았다.

단지, 소중한 존재였다고 생각 된다.

그 이상 그 얘기는 계속되지 않고

나랑 S는 적당히 얘기하다 집에 갔다.




78 :1[]:2009/08/25(火) 11:59:51.09 ID:9k1Z+XoP0 

겨울 방학이 끝나, 1월이 지나, 2월.

나는 작년의 일을 떠올리면서, 왠지 모르게 또 쵸코 받을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전히 카코랑 만나는 일은 적었지만,

작년의 발렌타인 이후로, 가끔 만났을 때에는

담소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사이로 돌아갔었다. 

그리고 발렌타인 당일.

여전히 학교에서는 전멸였지만, 나는 내심 두근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방의 책상 위를 본다!

..........아무것도, 없었다.





80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2:03:31.62 ID:QIlH57XN0 
부러워・・・ 



81 :1[]:2009/08/25(火) 12:04:57.98 ID:9k1Z+XoP0 
그 때, 거실에서 엄마가 나를 부른다.

"코스케, 전화!"

S가 쵸코를 받았다고 자랑이라도 하려나라고 생각하면서,

엄마한테서 수화기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코짱? 카코입니다."

그 순간 심장의 기동이 빨라진다.

그렇다면 먼저 말하라고, 라고 생각하면서 엄마를 보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아, 응, 오랜만. 무슨 일이야?"

왠지, 대화할 때마다 오랜만이라고 말한 기분이 든다.


"지금, 잠깐 중앙공원에 나올 수 있어?"

"어어, 괜찮은데"

"그럼, 와줘, 나도 곧 갈거니깐!"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




86 :1[]:2009/08/25(火) 12:10:13.23 ID:9k1Z+XoP0 

밖에 나가자 바로, 단지 중앙공원에 있는 카코가 보였다.

"안녕"

카코는 또 약간 키가 자란 것 같았다. 오늘은 긴 머리를 내리고 있다.

어렸을 때와 비교해, 머리의 곱슬이 없어진 것 같았다.

"오. 전화, 타이밍 좋았네. 지금 막 돌아온 참인데."

"실은, 집에서 코짱 방에 불 들어오는 걸 보고 있었어ㅋ"


그렇군, 확실히 마중편 집이니깐, 그런 것도 가능하군.


"이거"


카코는 머뭇머뭇거리며 손에 든 종이봉투를 꺼냈다.

안에는 작년하고 마찬가지로, 쵸코다운 물건이 포장되어 있었다.

"고마워"

이번에는 제대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89 :1[]:2009/08/25(火) 12:13:02.73 ID:9k1Z+XoP0 

"작년에는 직접 주지도 못 해서, 미안"

"아, 아니...나도, 고맙다고도 하지 못 해서, 미안했어"


왠지, 서로 사과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잘 만들어졌는데..."

"아니, 작년에도 맛있었어ㅋ"

"정말? 다행이다ㅋㅋ"


1년만에 작년 쵸코의 감상에 대해 얘기했다.

이렇게 가까이 살고 있는데도.




94 :1[]:2009/08/25(火) 12:17:07.61 ID:9k1Z+XoP0 

"4월부터, 중학생이 된다"

"알어ㅋㅋ"

"1년뿐이지만, 또 같은 학교 다니겠네ㅋ"

카코는 순진하게 얘기했다.

"그러게, 기대되네"

나도 초등학생 때보다 조금은 성장했는지,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있잖아, 4월부터, 또 전처럼, 같이 학교 가줄 수 있어?"

"어?"

"가끔이라도 좋으니깐"

밤의 어두움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카코의 뺨이, 약간 붉어진 것 같았다.




97 :1[]:2009/08/25(火) 12:19:55.49 ID:9k1Z+XoP0 

"나, 아침 훈련도 있으니깐, 정말로 가끔인데 ?"

"응! 가끔이라도 좋아.....고마워"

긴장된 표정였던 카코는 드디어 미소졌다.

"그럼, 갈게!"

"응"


기세로 텐션이 높아졌는지,

카코는 그대로 달려서 집으로 돌아갔다.





100 :1[]:2009/08/25(火) 12:26:20.50 ID:9k1Z+XoP0 
중3 봄.

나는, 평소의 진급과는 다른 기분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카코는 세일러 복이 잘 어울렸다.

나는 아침 훈련이 있어서, 말했던 것처럼 자주 같이 등교는 못 했지만,

가끔 같이 갔을 때는, 학교 얘기를 잘 했다.

카코도 초등학교 1학년 때와는 달리, 친구도 많이 생겼고

브라스 밴드부에 들어가서, 부활도 열심히 했다.


얼마 안 있어 나는 마지막 대회가 끝나, 축구부를 은퇴하게 됐다.

결국 3학년까지 스타팅 멤버로 뽑힐 일은 없었지만

마지막 대회에서는 도중 출장으로 시합에라도 나갈 수 있어서

만족했다.



101 :1[]:2009/08/25(火) 12:32:36.51 ID:9k1Z+XoP0 

그로부터 수험공부의 나날이 시작됐다.


"공부, 힘들어?"

"글쎄다"

나는 은퇴한 뒤 카코랑 같이 등교할 기회가 늘었다.

매일은 아니지만, 주에 두 세번 정도.

"수험은 어떤 느낌이려나"

애매하게 실감이 안 든다는 얼굴을 하는 카코지만

실은 카코는 꽤나 성적이 좋아서, 이 지구에서 제일의

공립진학교인 ○○고를 노리는 건 틀림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결심을 하고 있었다.


"나, ○○고 노릴거야"

"정말? 거기, 어려운데지?"

"응. 그래도, 해볼래"


내 성적은 중간이라, 확실히 말해 ○○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도, 해볼 생각으로 있었다.

오직1년, 또 카코랑 같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105 :1[]:2009/08/25(火) 12:36:23.48 ID:9k1Z+XoP0 

그로부터 수험까지는 그야말로 공부의 나날였다.

지금까지 다녀본 적 없었떤 "학원" 이라는 것도 다녔고,

여름 방학에도 뭐가 방학이냐 라는 정도로 공부했다.


뭔가 목표가 있다는 건 꽤 중요한 듯.

겨울이 되자 내 성적은, 선생님도 놀랄 정도로 올랐다.

S는, 그런 나를 보면서

"그야말로 요코시마(横島)군이야. 번뇌 파워야ㅋ"

라며 웃고 있었다.

참고로 녀석은, 그런 나보다 성적이 위인게 마음에 안 들었다.






107 :1[]:2009/08/25(火) 12:39:14.92 ID:9k1Z+XoP0 

수험공부로 바빠서, 나랑 카코는 이 1년간

등교할 때말고는 얘기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나한테는 충분히 힘이 됐다.

그리고 그 때가 되서, 나는 카코한테는

연애감정은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 먹었다.


단지, 또, 이렇게 같이 얘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109 :1[]:2009/08/25(火) 12:42:17.88 ID:9k1Z+XoP0 

봄이 와서, 수험이 끝나

그리고, 합격발표일이 다가왔다.


수험 전후부터, 카코는 수험의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아마, 신경 써준거겠지.

확실히, 이 쪽의 정신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로웠고,

발표까지 전혀 제정신이 아녔다.


발표 일, 나는 S와 같이 결과를 보러 갔다.




112 :1[]:2009/08/25(火) 12:45:52.85 ID:9k1Z+XoP0 

"오, 있다"

S는 쉽게 자기 번호를 찾았다.

음, 녀석의 실력이라면 당연한 결과다.


"그럼, 내것도 같이 찾아줘 ! 번호는 ...."

"아니, 그러니깐 있었다니깐. 내 것도, 니 것도ㅋ"


네?

나는 한 순간 상황이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진짜냐~~!! 어디야!"

"그러니깐, 저거ㅋㅋ"

웃으면서 S가 가리킨 곳에는, 확실히 내 번호가 있었다.

"있다! 아싸 ~~~~~~~~! ! ! !"

"잘 됐네ㅋ"


의외로 냉정한 S 옆에서, 나는 크게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118 :1[]:2009/08/25(火) 12:51:16.28 ID:9k1Z+XoP0 

합격하면 바로 학교에 오라고 선생님이 말했지만,

그것보다 우선은 전화다.


S는 핸드폰으로 집에 전화했지만,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다.


물론, 집은 아니다. 카코의 집이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카코가 집에서 기다려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깐.


"네,  사사키(佐々木)입니다."

통화음이 한 번 울린 뒤, 전화를 받은 건 역시 카코였다.


"나, 코스케"

"코짱! ....그, 어떻게 됐어?"

"붙었어, 합격!"


나는 냉정하게 멋부리려고 했지만

텐션이 높아져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정말!? 해냈네! 다행이네 ! !"

수화기 건너편의 카코의 텐션은 더 높았다.



121 :1[]:2009/08/25(火) 12:58:12.64 ID:9k1Z+XoP0 

그리고, 4월.

나는, 고등학생이 됐다.

교복은 그대로였지만, 여학생은 블레이져라서 귀여웠다.

"코짱, 부활은 어쩔 거야? 또 축구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나랑 카코는 공원에서 얘기했다.

"음~, 뭐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 축구부에는 안 들어갈거야"

"어, 어째서?"

"나, 축구 센스 없나봐ㅋ 할바에는, 다른 것도 해보고 싶고"

참고로 우리 학교는 축구부의 인원도 많아서

중학교 때 스타팅멤버였던 S도 꽤나 정규 멤버가 못 됐을 정도였다.

"그럼, 브라스 하자ㅋ"

"브라밴드인가. 고등학교에서라도, 할 수 있을려나"

"괜찮아. 재밌을걸?"


방긋방긋 웃으며 얘기하는 카코에 끌려서,

그것도 나쁘지 않지, 라고 생각했다.

"그럼, 해볼까나"

"응, 해봐!"

먼저 가서 기다릴게, 라고는 말 못 했지만




122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2:58:30.23 ID:wJzIkeocO 
이 카코짱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124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sage]:2009/08/25(火) 13:00:46.00 ID:QIlH57XN0 
이 갸르게 제목 알려줘!



126 :1[]:2009/08/25(火) 13:02:33.64 ID:9k1Z+XoP0 

나는 브라스 밴드부에 들어갔지만, 처음에는 처참했다.

왠만한 사람들은 중학교 때부터, 아니면 초등학교 때부터

하던 부원들 뿐이라,

악보도 못 읽고 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건, 나 정도였다.

하지만, 축구부와 수험공부로 단련된 인내심 덕분에, 그만두지 않았다.

그리고, 왠지 리듬감이 좋아서, 파카션 담당이 됐다.

이게 의외로 재밌어서, 드럼셋트를 8비트정도까지라면 칠 수 있게 됐다.




130 :1[]:2009/08/25(火) 13:06:16.41 ID:9k1Z+XoP0 

매일 즐거운 부활과, 공부가 바빠서

나는 카코랑 꽤나 못 만났다.

하지만, 이건 중학교 때도 그래왔고,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했다.


고1의 1년간은 깜빡할 사이에 지났다.

이 해의 발렌타인은 서로 사정이 있어서,

결국 엄마가 맡아두게 되는 패턴였다.

하지만, 나도 보답하지 않으면 이라고 드디어 신경 써서

화이트데이에는 쿠키를 가져갔다.


공교롭게도, 카코는 없었지만, 어머니께서 맡아주셨다.




134 :1[]:2009/08/25(火) 13:11:40.79 ID:9k1Z+XoP0 

그 날 밤, 집 전화가 울렸다.

우연히 엄마가 없었으니깐, 내가 받았다.


"네"

"아, 코짱? 카코입니다. 쿠키 고마워 ! !"

한 번에 외치는 카코때문에, 귀가 약간 울렸다.

"아, 아아,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니라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아. 정말 기뻐! 고마워 ! !"

이렇게 기뻐할 줄 알았으면, 전부터 줬으면 좋았을 텐데.


"올해는, 드디어 고등학교 수험이네"

"응, 나도, ○○고등학교 목표로 힘낼거야ㅋ"

"카코라면 괜찮을 거야"


엄마 말로는, 카코의 성적이 학년 중에서도 톱클래스라고 듣고 있었다.

"기다릴게ㅋ"

이번에는, 말했다.

"열심히 할게요ㅋ"





137 :1[]:2009/08/25(火) 13:15:30.68 ID:9k1Z+XoP0 

2학년이 되도, 변함 없는 나날였지만,

수험으로 바쁜 카코와 만날 기회가 줄었다.

그래도, 그야말로 여동생을 걱정하는 오빠 같은 마음으로

시험의 요점이나 참고하면 좋을 참고서 같은 걸 알려줬다.


그런, 여름 방학이 다가오는 어느 날.

나는, 옆 반의 여자애에게, 불렸다.



139 :이하, 무명을 대신해 VIP가 보내드립니다[]:2009/08/25(火) 13:17:52.67 ID:2TjVc6t60 
아아아아아아아아


143 :1[]:2009/08/25(火) 13:19:31.74 ID:9k1Z+XoP0 

그 애는, 합창부의 T였다.

합창부는 같은 음악계의 부활이라, 교류도 있어서,

몇 번이나 얘기한 적도 있다.

짧은 머리의 예쁜 얼굴을 한 애였다.

"있잖아, 코스케군은 사귀는 애, 있어?"


방과후의 아무도 없는 계단에서, 이런 걸 물어왔다.

내 심장은 폭발직전까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니, 없는데..."

"그럼, 나랑 사귀자"

왠지, 기가 세고 스트레이트한 애였다.

그리고, 미인였다.

"응"

나는, 즉답했다.







149 :1[]:2009/08/25(火) 13:22:29.87 ID:9k1Z+XoP0 

카코의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한 순간 머리를 뺐겼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카코를 소중한 소중한 여동생 같은 존재로,

연애대상으로는 보지 않았다.

소꿉친구라는 건 그런 거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리얼로 여자친구가 있는 생활에도 동경하고 있었고

뭣보다 이렇게 예쁜 애가 고백해왔다는 사실에, 들떠있었다.


이렇게, 나와 T의 교제는 시작됐다.

 

 

 

출처 : https://expresso.tistory.com/

Posted by 노꼴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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